학교급식위생 왜 이 꼴인가

경기도내 고교 급식위생관리에 적신호가 켜졌다. 경기교육청이 최근 2개월간 106개 고교의 급식시설을 정밀 조사한 결과 절반이상이 조리실 불결 등 위생관리가 미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수원 안산 등지의 중고교에서 집단급식으로 인한 식중독사건이 잇달아 발생했던 이유를 이 조사결과가 재확인 시켜 준 셈이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55%에 달하는 59개교가 60여개 항목의 점검에서 60점이하의 낙제점을 받았다. 이 중 18개교는 식당에서 사용하는 고무장갑 등에서 나타나지 않아야 할 일반세균이 검출됐다. 이밖에 낙제점을 받은 학교들은 조리실이 지저분하고 식기류 등에 대한 소독을 소홀히 해왔으며, 유통기한이 지난 가공식품을 보관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또 조리종사원 개인위생이 불결하거나 위생관리시스템을 운영하지 않고 화학조미료등을 과다 사용해 왔으며, 원산지 미표시제품을 보관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우리 자녀들이 얼마나 비위생적인 점심식사를 해왔는지 아찔하다.

이번 점검결과는 도내 고교 중 일부만을 대상으로한 조사에서 나타난 것이지만 그동안 드러난 사례들을 보면 다른 초·중·고교의 상태도 엇비슷할 것이다. 학생들의 식중독사고는 학교 집단급식 실시 이후 자주 일어났고 작년에도 여러 학교에서 발생, 학생과 학부모들을 불안케 했었다. 그 때마다 본란이 철저한 위생점검을 주문한 바 있지만 이처럼 점검학교 중 절반 이상이 위생관리가 미진한 것은 당국의 위생점검업무 어디엔가에 구멍이 뚫려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초등학교의 전면급식 실시에 이은 중고교의 급식확대로 위생점검 및 감시를 더욱 강화했어야 함에도 상당수 학교의 급식시설 위생상태가 이처럼 미진한 것으로 나타난 것은 관계기관의 평소 위생지도 업무가 너무 소홀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당국은 이번에 노출된 문제점들을 해당학교들이 개선·보완했는지를 현장 점검을 통해 확인함으로써 학생들이 마음놓고 점심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더욱이 이제 얼마 안 있으면 각종 전염병이 발호하기 쉬운 여름철을 맞게 된다. 각급 학교의 급식시설에 대한 위생점검을 지속적으로 실시해야함은 물론 급식업체의 위생감시도 한층 강화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집단급식이 위생상 탈이 생기면 그 피해범위가 매우 크므로 평소 관계자들에 대한 철저한 식품위생교육도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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