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감소, 대책은 뭔가

두 달 연속 수출이 줄고 있다. 그것도 단순히 줄고 있는 것이 아니다. 수출이 99년 2월 이래 26개월만에 가장 감소폭이 큰 9.3%를 기록하고 있으며, 더욱 문제인 것은 수출의 추이를 가름할 수 있는 신용장 내도액 마저 감소하고 있어 수출업계는 비상이 걸려 있다. 환율이 오르면 수출이 증가하는 것은 일반적인 추세인데, 오히려 줄고 있으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국내 총생산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는 수출이 줄면 올해 경제성장은 목표 달성은 어려운 것이다.

수출만이 문제가 아니다. 외국인 투자마저 작년 동기에 비하여 63%가 줄어 들었다. 투자 내용도 문제이다. 외국인들은 제조업 투자는 기피하고 오히려 유통, 숙박 등 서비스업 투자에 늘리고 있으니 이것도 예삿일이 아니다. 이웃 중국은 투자가 작년에 비하여 무려 12.9%가 늘고 동남아 지역도 상승세에 있는데, 한국만 줄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수출과 외국인 투자는 줄고 있는데, 국내물가는 계속 가파른 상승을 나타내고 있다. 소비자 물가는 지난 달 작년동기에 비하여 5.3% 상승, 올들어 2.5% 올라 금년도 정부 목표치 3%에 근접하고 있다. 모든 경제지표가 자못 불안하다. 실업자 100만명 시대는 벌써 도달한지 오래고 고용창출은 늘지 않고 있다. 특히 20∼30대 젊은이들이 일자리가 없어 거리를 방황하고 있다.

이런 상황인데도 정부의 대처는 역시 소극적이다.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물가를 반드시 3% 이내로 잡겠다고 했으나 국민들은 믿는 것 같지 않다. 정부가 투자세액의 공제 기간을 연장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았으나, 실효성 없는 전시효과만 있는 것 같다. 국민들이 정부나 정치권에서 내 놓는 대책을 제대로 믿으려 하는 것 같지 않다.

기업은 의욕을 상실하고 있다. 기업의 투자 의욕을 촉진시킬 수 있는 과감한 대책이 있어야 된다. 정부의 규제도 더욱 풀어야 된다. 시장의 법칙에 따라 투자하고 또한 경쟁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들어 주어야 된다. 지금 정치인들이 해외여행이나 내기골프나 할 때인가. 국민들에게 허리띠를 조여 매도록 강요하지 말고 정부와 정치인들이 스스로 비상한 각오로 난국을 헤쳐나갈 지혜를 모아야 된다. 정부와 국민 모두 힘을 모아 경제회복을 위한 비상대책 강구가 절실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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