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출생의 인상파 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잠들어 있는 파리 북서 근교의 오베르 쉬르와즈에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다는 외신이 있었다. 반 고흐의 기념관에 관광객들이 날마다 줄을 서고 있는 이유는 최근 미국 천문학자가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반 고흐의 후기 걸작 유화인 ‘ 밤중의 하얀집 ’이 그려진 날과 장소를 밝혀낸 사실이 널리 알려졌기 때문이다. ‘ 밤중의 하얀집
’작품 속의 노란 별은 금성이며 그림을 그린 날짜는 반 고흐가 죽기 6주전인 1890년6월16일 저녁 8시라는 것이다.
독일의 라인강변에는 ‘로렐라이 언덕’이 있다. 아름다운 금발 미녀 로렐라이의 노래소리에 홀려 많은 뱃사공들이 사고를 당했다는 전설 덕분에 유명해진 곳이다. 그 곳은 유장하게 흐르는 라인강이 보이는, 어느 지역에서나 볼 수 있는 시골 언덕이다.
독일의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괴테의 생가에는 생전에 쓰던 펜, 책상 등이 잘 보관돼 있어 세계적인 관광 코스가 되었다.
우리나라에도 로렐라이 언덕이나 아폴리네르의 시‘ 미라보 다리 ’로 유명해진 프랑스 파리의 세느강과 미라보 다리처럼 세계적인 관광 명소가 될 곳이 전국 도처에 있다. 제주도를 비롯한 아름다운 자연경관은 물론 각종 문화재와 유적지들도 훌륭한 관광자원이다.
경기도 지역만 해도 항일운동의 산실인 화성시의 제암리와 안성시의 만세고개, 여주군의 세종대왕릉, 사도세자와 정조대왕이 잠든 화성군 안녕리의 융릉·건릉, 그리고 1997년 12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수원시의 화성 등도 자랑거리다. 화성시 활초리에 있는 홍난파생가도 훌륭한 관광명소가 될 수 있다. 전설과 역사가 숨쉬고 명작의 무대가 된 이러한 곳들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지려면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정부차원에서도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국제적으로 널리 홍보해야 한다.
얼마 전 ‘ 정월 라혜석기념사업회 ’와 수원시가 경기도 문화예술회관 부근 인계동에 조성한 ‘라혜석거리’도 좋은 곳이다. 영업집 간판이 너무 많은 게 눈에 거슬리지만 봄이면 벚꽃향기 속에서, 여름엔 시원한 나무 그늘에서, 가을에는 노오란 은행잎을 바라보며 정담을 나눌 수 있는 근사한 노변 카페가 조성된다면 라혜석거리는 또 하나의 관광 명소로 자리 잡을 게 분명하다. 호화 화장실 건립 같은 엉뚱한 계획은 그만 두고 ‘ 라혜석 미술관 ’이 근처에 세워진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이겠다.
/청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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