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웃사촌>하남 신장2동 동일아파트

하남시 신장2동 ‘더우개 동일아파트’는 수운시대에 물물교환을 하던 덕오포(德五浦)란 포구에서 유래된 더우개마을에 위치, 한강과 들판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다.

특히 98.4%가 그린벨트인 자연그대로의 멋을 살린 주변경관을 갖고 있어 답답한 여느 도심에서는 맛볼 수 없는 싱그러움이 풍치를 더해준다.

지난 99년 건립된 동일아파트는 438세대의 작은 규모지만 아파트입구에 들어서면 깨끗하게 잘 가꿔진 정원수와 꽃으로 장식된 화단이 한눈에 들어온다.

주민들 스스로가 애정과 소속감으로 오래 머물러 살고 싶은 아파트로 단장하기 위해 지난달 25일과 26일 양일간 아파트 주변을 소나무와 꽃나무 및 화초박스 등으로 꾸민 것.

세대수가 작다보니 재정이 열악할 수 밖에 없음에도 살기좋은 아파트환경을 만들기위해 너나할 것 없이 적극적이다.

이른 새벽부터 700여명이 모여 101동과 102동 앞에 소나무와 꽃나무를 심고 103동 주변에는 왕벚나무를, 106동과 105동앞에는 화목류를 심었다. 현관입구와 엘레베이터 입구에는 화초박스를 제작해 어디에서든지 꽃향기를 맡을 수 있다.

동일아파트가 눈에 띄는 또다른 것은 아파트 베란다밖으로 노출돼 있던 에어컨 실외기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 3월 부녀회에서 아파트 외부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가 미관을 해친다는 의견이 제기되자 너나 할 것없이 실외기를 보이지 않는 곳으로 옮겼다.

또 아파트 어느곳에서도 쓰레기통이 보이지 않는다. 매주 수요일 밤10시부터 새벽까지만 보일뿐 분리수거가 끝난후 깨끗이 청소해 보관하고 있기 때문. 처음엔 쓰레기통이 없어 불편해하던 주민들이 지금은 외부에서 발생된 쓰레기를 집안에 보관했다가 분리수거하는 수요일에 버리는 것에 익숙해있다.

이처럼 18평형에서 63평형의 서로 다른 생활형태를 갖고 있는 동일아파트 주민들이 살기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단합할 수 있었던 것은 부녀회 때문이다.

부녀회가 결성된지 1년여밖에 안됐지만 반상회가 열릴 때면 90%이상이 참석할 정도. 지난해 5월1일 결성이후 지금까지 알뜰시장·바자회·물물교환·불우이웃돕기 등을 여타 아파트 등에서 2년여에 걸쳐 치루는 행사들을 한해동안 가졌다.

수많은 행사들을 통해 단절됐던 이웃간의 교류가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계기가 마련됐다.

지난 겨울 눈내리는 날이면 동일아파트는 잔치분위기였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눈치우기에 나서는 것은 물론 각 가정에서 음식과 막걸리를 들고나와 파티를 벌였기 때문.

이것을 계기로 이웃과함께 부부동반술자리가 잦아지면서 남편들의 귀가시간이 빨라졌다며 주부들은 좋아하고 있다.

윤현옥 부녀회장(42)은“공동생활을 하다보면 다툼이나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지만 많은 행사들을 통해 갈등을 화합으로 유도할 수 있었다”며“이를통해 이웃간의 정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물론 발생된 수익금으로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부녀회는 매주 한두차례씩 알뜰시장과 바자회를 연다. 아파트규모가 작아 어려운 재정을 보충, 더많은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서다.

노인정을 방문해 무료식사를 제공하는 것이 상례화됐을 뿐아니라 지난해에는 보령수산젓갈판매행사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금으로 미사리 노인잔치를 열기도 했다.

이와함께 자율방범대도 자랑거리다. 신장2동내 아파트단지를 1주일에 1번씩 순찰하면서 각종 질서유지와 차량파손 등을 감시하고 있다.

이처럼 부녀회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최근에는 여주시 능사면과 자매결연을 맺고 농산물직거래장까지 마련할 계획에 있다.

지난 9일 여주시 능사면 주민들과 간담회를 갖고 오는 6월에 생산되는 감자를 직거래형태로 판매할 계획이다.

동일아파트는 각 세대당 1.5대의 주차면을 확보하고 있다. 아파트단지 지하 1,2층이 모두 주차장으로 갖춰줘 있어 주차난으로 고생하는 주변 이웃들에게 개방까지 해놓고 있다.

가끔 외부사람들의 대형차량들이 주차돼 통행에 불편을 초래해도 아랑곳하지 않는 여유까지 보여주고 있다.

결국 어느 아파트에서나 볼 수 있는 주차감시장비 구비에 따른 비용을 절감, 주변환경을 가꾸거나 주민복지를 위한 기금으로 조성하고 있다.

이처럼 살기좋은 단지조성을 위해 너나 할 것없이 우리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불편을 감수할 줄 아는 동일주민들은 멋드러진 공동체운영으로 주변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이때문에 동일아파트는 주변 같은 평수의 아파트보다 높은 가치를 지닌다. 가치를 상승시키는 가장 큰 요인은 살기좋은 아파트환경을 만들기 위해 모두가 적극적이다보니 이웃간의 정또한 돈독해지고 있는 것이다.

<인터뷰> 서대수 입주자대표회의 회장

“ 최근들어 아파트가 늘어나고 있지만 동일아파트만큼 정이 넘치고 깨끗한 곳은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고 자랑하는 동일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서대수회장(55).

서회장은 자신의 바쁜 일과에도 불구 살기좋은 주거환경을 만들기 위해 심부름꾼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동일아파트를 자랑한다면.

▲시골에서나 느낄 수 있는 이웃간의 정이 있는데다 잘 꾸며진 조경과 깨끗함으로 살기좋은 주거공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살기좋은 아파트를 만들기 위해 너나 할 것 없다보니 부녀회를 통해 제시된 안건에 대해서는 모두가 동참한다. 지난 3월 에어컨 실외기가 미관상 좋지않다는 의견이 제기되자마자 누가 먼저랄 것없이 눈에띄지 않는 곳으로 옮길 정도로 화합이 잘되고 있다.

-살기좋은 아파트를 만들기 위한 그동안의 관리방안은.

▲현재 위탁관리하고 있지만 주민 스스로가 오래 머물러 살고 싶은 아파트로 만들기 위해 서로간의 불신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민들이 낸 관리비 등 전반적인 회계현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투명하게 공개토록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주민들에게 더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특히 주민불편이나 건의사항 등을 수시로 접수해 주민들의 애로 및 고충을 줄여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현재 재정적으로 열악하지만 더많은 불우이웃을 돕기위한 기금을 조성하는 것은 물론 주변자연경관과 어우러진 별장같은 아파트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하남=최원류기자 wrchoi@kgib.co.kr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