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임금. 그의 주위에는 바른 말을 하지 않고 듣기에 좋은 말만 하는 신하가 많았다고 한다.
눈이 멀고 귀가 막혀 백성의 소리를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임금은 성군이 될 수 없었고 그런 동안 충신임을 자처했던 그들은 호의호식을 하며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던 것은 어찌보면 지극히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인구 1천만명을 내다보는 웅도 경기도. 이러한 도의 살림을 꾸려가고 있는 임창열 도지사 주위에도 참모가 여러명 있다. 하지만 이들의 면면을 들여다 보면 실망이 앞선다.
지사의 지시 사항이 잘됐건 잘못됐건간에 무조건 “예 알겠습니다”하는 이른바 ‘예스맨’이 가장 눈에 띈다.
이어 지사 수행시 항시 수첩을 들고 따라 다니며 적기만 하는 사람, 지금의 자리를 다른 곳으로 승진하기 위해 잠시 머물렀다 가는 곳 쯤으로 생각하면서 세월만 가라 하는 사람, 자질이 부족한 사람 등 종류도 여러가지다.
단체장에게 있어 참모의 역할은 지대하다.
자신을 뽑아준 주민이 무엇을 바라고 또 어떤 사업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객관적으로 판단, 단체장이 정책을 입안하는데 있어 정확한 판단을 하도록 보좌해야 할 책임이 막중하기 때문이다.
요즘 도 체육대회 개최지 변경, 의왕∼과천 유료도로 매각 등 도가 하는 사업마다 일선 시·군이 딴지를 걸고 있어 지사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도청 직원들은 이에 대해 “참모들이 시·군간의 업무 협조·연락 등 기본적인 사항조차 제대로 챙기지 못한 결과, 지금 이같은 일들이 빚어지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사가 외국 나가 힘들여 외자를 100억달러, 200억달러 유치한들 뭐 합니까? 체육대회 하나도 처리 못하는 참모들 때문에 시 ·군간에 마찰만 자꾸 생기고 있는 것을”
핵심 측근이라고 자처하는 참모들. 가슴에 깊이 새겨야 할 뼈아픈 지적이다.
/정치부=최인진기자 ijchoi@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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