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날 국무총리상 수상 시화호 환경운동가 최종인

“몸살을 앓던 시화호에 철새가 다시 날아드는 것을 보니 마음이 뿌듯해지는 한편, 시화호를 꼭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이 절로 듭니다”

올해로 8년째 시화호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 최종인씨(47·환경운동가).

최씨는 오늘도 어김없이 근무지인 시화호로 향하기 위해 야생동물에게 나눠줄 갖가지 먹이와 시화호 주변에서 은밀하게 이뤄지는 밀렵을 감시하기 위한 카메라 등 각종 장비를 가득 싫은 승합차의 시동을 건다.

최씨에게 있어 하루 24시간은 짧기만 하다.

평일은 물론, 휴일에도 어김없이 시화호 주변의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고, 각종 동·식물을 관찰하고 이를 사진에 담아야 하기 때문이다.

최씨가 이처럼 시화호 지킴이를 자처하고 나선 것은 지난 94년 시화방조제 공사가 시작되면서부터.

각종 어·폐류가 집단 폐사하는 것에 충격을 받은 최씨는 지난 97년에는 아예 다니던 직장마저 그만두고 본격적인 시화호 지킴이로 나섰다.

전남 장흥에서 태어난 최씨는 어릴적 고향마을의 지하수가 오염돼 숯과 모래로 물을 정화해 먹었던 경험이 있어 환경보호에 남다른 애착과 함께 고집스러울 정도의 열정을 갖고 있다.

지난 99년 11월 안산시청 일용직 조수보호원으로 특별채용된 최씨는 박봉에도 불구, 최근까지 시화호와 관련한 생태계 사진 8만여장를 찍어 보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안산시 고잔동에 개관한 ‘시화생태전시관’내에는 최씨의 사진전시관이 별도로 마련돼 환경파괴 사진은 물론, 중생대 시대의 공룡알과 발자국·고생식물 화석·천연기념물인 재두루미 등 시화호 주변환경의 파괴와 회생을 생생하게 담은 각종 사진을 전시하고 있어 최근에는 외국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시화호와 함께 생활하며 환경보호운동에 쏟아온 공을 인정받아 31일 바다의 날을 맞아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는 최씨는 “할일을 했을 뿐인데 너무 과한 상을 받게 됐다” 며 “앞으로도 시화호를 지키고 보호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산=구재원기자 kjwoon@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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