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하이닉스 반도체 노조대표 9명 6일간 260km 행군

14일 오후 3시. 이천소재 하이닉스 반도체는 현대역사의 가슴뭉클한 커다란 변화를 실감했다.

회사를 살려보자는 손병돈 부사장과 임원진, 그리고 노조원(직원) 등 500여명은 숨조차 내쉬지 못하며 노사화합과 회사살리기라는 기치아래 경북 구미에서부터 이천까지260km를 걸어온 직원 9명을 맞고 있었다.

손 부사장과 마주한 임상권 행동대장(33)의 손과 입술은 경과보고 말미에 이르러 파르르 떨리면서 눈시울을 붉어졌다.

동시에 너나할것 없이 터져 나온 격려의 박수는 결국 참다못한 임대장 눈가의 고인눈물을 덩어리가 되어 하염없이 떨러뜨리게 했다.

한편의 각본없는 드라마였다.

1만3천여명의 하이닉스 반도체 노동조합을 대표한 임상권 대장등 9명은 지난 8일 구사대란 비정한 심정을 가슴에 안은 채 구미사업장을 찾았다.

이들의 목적은 ‘하이닉스 반도체 새출발’이 짖게 새겨진 깃발을 베낭에 꽃은채 구미사업장을 시작으로 하이닉스 반도체 이천본사로의 도보행군을 위해서였다.

내리쬐는 초여름 햇볕을 안고 6일간 걸어온 260km는 회사를 살려보자는 의지가 없고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행군대 박정민대원(36, 청주지부)는 “구사대란 특명을 안고 구미를 출발한 우리는 낙오자없는 목적지 도달아 결국 히이닉스 직원들의 사기와 연결되고 있음을 직감했다”며 “회사는 분명 옛 영광을 되찾는 세계속의 전문 반도체 기업으로 거듭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또 하이닉스 노사팀 최광문 대리 또한 “이번 행군은 그 어떤 인위적인 방법이 동원되지 않았다”며 “노조측이 자발적으로 기획, 대원선발과 1개월여만의 훈련을 통해 이뤄낸 9인의 행군일지는 하이닉스 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천=김동수기자 ds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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