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굴 문화재 관리에 만전을

한반도의 문화발상지답게 올해에도 경기지역에서 귀중한 문화재 및 유적지가 많이 발굴됐다. 경기도박물관, 경기문화재단 기전문화재연구원을 비롯, 각 대학에 의해 발굴된 문화유적들은 우리나라 역사를 수정해야할 정도로 획기적인 사료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발굴문화재들은 훼손될 우려가 커 참으로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고려중기 이전에 창건돼 조선조때 왕실의 지원을 받았던 대가람 양주 회암사(檜巖寺)터다. 양주군 회천읍 회암리 산14 보천산 동쪽 기슭 회암사 터 3만2천992㎡ 가운데 1만2천200㎡가 4년여에 걸친 발굴조사로 지표의 흙이 제거된 후 건물의 초석과 기단석, 구들시설 등이 모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포천군 포천읍 자작리 251의 2 백제유적지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발견된 백제시대 건물터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확인된 백제유적지의 呂(여)자형 주거지(길이 23.6m, 폭13.2m)의 원형 일부가 훼손되고 있는 것이다.

남한에서 유일하게 말각천장(抹角天障)이 남아있는 연천군 전곡읍 신답리 고구려 석실분 2기(직경 20m, 높이 4∼5m)도 붕괴될 위기에 처해 있으며 경기도 문화재 자료 제52호로 지정된 통현리 북방식 지석묘의 경우 개석(蓋石) 일부가 파손돼 지석 옆에 방치돼 있고 전곡리 구석기 유적지도 거의 무관리 상태다.

조선조 제22대 정조가 200년전 백성들의 농사일을 돕기 위해 관개시설로 축조한 경기도 지정문화재인 화성 만년제(萬年堤)가 쓰레기더미와 오·폐수로 사라져가고 있는 것도 안타깝다.

특히 최근 안양시 관양동 15의 12 일대 수도권 광역상수도 공사예정지에서 발굴된 청동기시대 유적에 이어 용인시 기흥읍 구갈리 57의 1 일대 강남대 캠퍼스 인근 야산에서 발굴된 3∼4세기 무렵의 백제시대 주거지와 출토된 100여기에 이르는 토기류, 철기류 등도 보존이 시급하다.

이렇게 발굴이 끝났거나 진행중인 문화유적지들은 발굴보다 보존이 더 어렵다. 발굴 후 뒷처리가 더욱 중요한 것이다. 특히 요즘같은 장마철에는 집중호우 등으로 노출 문화재들이 멸실 또는 붕괴될 우려가 크다. 더구나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들이 노출문화재 보존 대책이 부족하여 관리예산 확보, 관리원 증원 등이 매우 절실하다.

기전지역에 산재한 기존 문화재와 노출된 매장문화재 보호·관리에 지방자치단체와 문화재 당국은 물론 학계도 함께 대책을 마련, 하루빨리 착수할 것을 당부해 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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