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수도권 쓰레기매립지의 안전이 위태롭다. 이미 지난해 10월 쓰레기매립이 끝난 제1공구(인천시 서구 오류동)의 ‘안정화공사’가 8개월째 지연되면서 침출수와 가스누출로 인한 악취고통은 물론 복토부분과 제방 곳곳이 갈라져 빗물이 스며들어 제방이 붕괴될 경우 수천t의 쓰레기가 쏟아져나와 인근 농지를 덮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문제의 수도권쓰레기매립지 제1공구는 지난 1992년부터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주민 2천1백여만명이 배출하는 쓰레기를 9년간 매립해 조성된 76만평 규모의 거대한 매립지다. 수도권쓰레기매립장은 당초 매립작업 과정에서부터 먼지, 악취 피해뿐만 아니라 매립후에도 침출수와 가스처리 등의 문제가 많아 철저한 관리와 함께 ‘안정화공사’가 필수적이다. 그런데도 매립작업이 끝난지 8개월이 지났는데도 당초 안정화공사를 시행키로 했던 동아건설이 파산됐다며 차일피일 미루고 있으니 수도권매립지 관리공사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답답하다.
앞으로 2년간 추진해야할 안정화 공사는 쓰레기 1m에 흙 20cm를 반복해 매립한 땅위에 높이1.5m 규모의 가스배제층과 배수층, 식생대층 등을 조성하는 공사로 환경친화적인 매립지 조성을 위한 마무리 사업이다. 하지만 관리공사측의 미적지근한 대처로 안정화공사가 지연되면서 제방 곳곳이 손바닥이 들어갈 정도로 균열이 생기고 이 틈새로 하루 3천500t의 침출수와 100만㎡의 가스배출로 인한 악취때문에 인근 주민들이 방독면 없이는 생활할 수 없다니 참으로 딱한 노릇이다.
특히 지난 96년 장마때 일부 제방이 터진 것을 경험한 인근 주민들이 장마를 앞두고 20㎞에 달하는 제방 수백곳이 갈라져 언제 쓰레기 사태를 맞을지 몰라 불안해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지난번 내린 20mm의 적은 비에도 복토한 겉흙의 30cm가 패나가 매립된 쓰레기가 드러났기 때문에 주민들의 걱정은 태산같다. 상황이 이처럼 절박한데도 관리공사측은 남의 일보듯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으니 왜 존재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다. 때늦었지만 관리공사측은 사태를 직시하고 속히 응급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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