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관통도로 재고해야

북한산 국립공원을 관통하려는 8차선 고속도로 계획은 재고돼야 한다. 수도권의 녹색허파인 북한산 국립공원을 8차선 터널이 관통할 경우 최악의 생태계 파괴가 빚어질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현재 환경·시민단체의 반대로 문제가 되고 있는 이 도로는 서울외곽순환도로 벽제 ∼ 퇴계원 구간(고양시 오금동 ∼ 남양주시 별내면 ) 25·3 Km로 북한산 국립공원 사패산·수락산·불암산 등을 관통하려는 노선이다. 총1조1천640억원을 들여 2006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이 도로건설은 당초 북한산과 도봉산을 사이에 둔 우이령을 한복판으로 통과하려고 계획됐었으나 94년 우이령보존회 등 환경단체의 반발로 현재 노선으로 변경된 것이다. 98년 사업을 재추진했으나 국제통화기금(I M F) 관리체제 이후 2년6개월가량 공사가 잠정 중단돼온 상태다.

이러한 노선이 만일 무리하게 강행돼 북한산 국립공원을 통과한다면 새만금간척사업과 함께 최악의 국토파괴사업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지금 추진되고 있는 서울 외곽순환도로 벽제 ∼ 퇴계원 구간은 경관이 매우 아름답고 생태계 다양성이 풍부한 사패산을 4·6Km의 터널로 뚫고 나가 교량으로 의정부시 외곽을 통과한 다음 건너편 수락산과 불암산을 터널로 다시 지나기 때문에 국립공원의 제반환경에 관통상을 입히게 된다. 특히 터널공사로 인해 생기는 지하수위의 변화는 북한산내의 다른 자연환경도 급격히 변화시킬 우려가 매우 크다.

더구나 연간 수천만명이 찾는 수도권지역 명산인 북한산 국립공원에 고속도로가 건설된다면 하루 14만여대의 차량이 통과, 막대한 소음과 배기가스로 국립공원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본란은 북한산 국립공원을 관통하는 8차선 고속도로 건설계획 수정안을 권고한다.

국립공원을 우회하여 의정부 외곽으로 노선을 조정할 경우 도로 길이가 10Km가 늘어나 7천억원의 추가경비가 소요될 것을 염려하는 한국도로공사의 입장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한번 파괴된 자연은 전체 예산의 수백배를 들여도 원형대로 복구할 수 없는 것이다. 북한산 관통도로 건설계획의 재검토를 재삼 당부한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