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당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면서 경제문제, 언론사 세무조사, 일본의 역사 교과서왜곡 문제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힌 요지이다.
△경제문제 = 경기가 별로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미국과 일본이 불경기인 게 가장 큰 이유다. 전문가들의 책임있는 분석으로는 미국경제가 늦어도 4.4분기엔 회복세로 돌아선다고 한다. 한국 경제는 그동안 4대 개혁을 통해 체질개선에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우리는 앞으로 상시개혁체제로 체질을 더욱 강화하고 수출에 전심전력해야 한다.
△일본 역사교과서 문제 = 일본이 학생들에게 교과서로 무엇을 가르치느냐는 일본 국내문제가 아니다. 지난 93년 옥스퍼드대에서 나의 강연을 들은 일본 유학생이“왜 한국은 전쟁후 50년이 되도록 일본에 대한 원한을 풀지 못하느냐”는 질문을 하기에 “우리가 문제삼는 것은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종전 50년이 지난 오늘까지 일본이 과거문제를 진실로 반성하지 않고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태도를 문제삼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일본은 독일이 교육하고, 사과하고, 배상하는 그런 자세를 배워야한다.
일본이 80년대의 거품경제가 사라지고 90년대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면서 돌파구로 이런 흐름을 보이고 있는 데 대해 우려하고 있다. 1920년대 대공황의 피해를 입으면서 일본이 국수주의로 흐르고 태평양전쟁으로 이어지는 상황을 경험한 우리로선이런 상황을 걱정하는 것이다. 일본인들이 진지하게 이 문제를 생각해야 한다. 우리의 이러한 주장이 세계여론의 지지를 받고 있다. 국내적으론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이성적이고 의연하게, 그러면서도 끈질긴 태도로 임해야 한다. 정부는 그렇게 할 것이다.
△당 정체성 = 우리당은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당을 표방하고 있는데 요즘 그런 주장의 강도와 빈도가 약해졌다. 정부에서 사회안전망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 중 중상위권으로 마련했는데 이것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보완하는 것이 당정이할 일이다.
△ 언론사 세무조사 = 검찰이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처리할 것이다. 국민과역사가 심판할 것이다. 그것을 각오하고 한점의 의혹없이 해나갈 것이다. 이 문제는검찰과 법원의 판단에 맡기고 당은 민생과 경제에 관심을 기울여 달라. 앞으로도 모든 문제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공평무사와 정도에 입각해 처리해 나가겠다.
/유제원기자 jwyoo@kgib.co.kr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