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보존도 전시성인가

인천 최초의 문화재 복원사업으로 그동안 관심이 모아졌던 인천도호부청사가 2년9개월간의 공사를 마치고 13일 그 모습을 드러낸다. 80여억원의 막대한 예산을 들여 복원한 인천도호부청사는 유서깊은 역사가 깃든 인천의 또 하나의 명물이 될 것이다. 귀중한 문화재를 어렵게 복원한 인천시의 노고는 치하를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문제는 인천시의 문화재 관리·보호정책이 가시적인 것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지 않는 인천지역내의 각종 지정문화재와 사적지, 기념물들이 당국의 무관심으로 상당수가 훼손되고 있어 하는 말이다.

아무리 시대가 변하고 도시개발이 비록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문화재 보존이 우선이어야함을 왜 자꾸만 잊는지 답답하다. 더구나 문화재가 있었던 현장조차 보존되지 못한다니 한심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지난 99년 인천시가 ‘문학산 일대 문화유적 지표조사 보고서’를 발표할 때만 해도 시의 문화재 정책을 믿었었다. 하지만 올해 실시키로 한 추가용역과 발굴조사를 인력부족 등을 이유로 미루고 있을뿐 아니라 이미 조사 보고된 유적들의 현장보전마저 외면하고 있어 실망이 크다.

남구 학익1동 83 학산서원 터의 경우 인천시의 보존발표가 나온 이듬해 문학터널 공사장의 현장 컨테이너 사무실과 부대시설이 들어서면서 야적장으로 변해 서원터 표지석이 분실됐으며 학익동초교 정문 앞 고인돌은 한쪽 귀퉁이가 떨어져 나간채 도로에 방치돼 있다. 고려 때 (1317년) 건립된 학림사터도 수풀과 쓰레기더미 속에 방치돼 있어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위기에 처했다.

유형문화재 제15호인 용궁사 및 용궁사관음전과 조병수가옥, 논현포대, 강화향교, 교동향교, 강화유수부 동헌 등도 벽체의 균열과 부식이 심한 상태이며 기와가 파손됐거나 지붕이 새는 지경이라고 한다. 삼랑성과 선원사지, 무태돈대등도 관리 소홀로 잡초·잡목만이 무성하기는 마찬가지다.

인천시 당국은 인천도호부청사 복원을 계기로 모든 문화재 관리에 가일층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 더구나 요즘은 문화재가 훼손, 매몰될 우려가 큰 장마철이다. 재삼 강조하거니와 문화재 및 유적은 안전관리가 제일 중요한 것이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