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을 맞아 물(水)로 인한 각종 질병 발생이 매우 우려된다. 장마철의 수돗물을 비롯 수해지역의 열악한 식수사정이 불안한데다 어린이들이 뛰노는 분수대의 물에서 폐렴을 일으킬 수 있는 레지오넬라균이 발견됐는가 하면 실외 수영장들이 수질검사를 받지 않고 개장하는 등 위생상태가 극히 불량하기 때문이다.
수돗물 한 가지만 놓고 봐도 국민을 헷갈리게 한다. 대한의사협회는 수돗물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으니 끓여먹어야 한다고 권고하고, 환경부는 소독강화 등 대책을 시행하여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으니 어느쪽 말을 믿으라는 건지 울화마저 치민다. 이런 판국에 분수대 물에서 레지오넬라균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니 충격이 아닐 수 없다. 날리는 분수대 물 등을 통해 레지오넬라균에 광범위하게 노출될 가능성이 높을뿐 아니라 실내분수대는 더욱 심각해 어린이와 노약자들의 경우 폐렴과 기관지염 등 치명적인 호흡기 계통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실외 수영장 물도 걱정을 더해 준다. 도내 56개소 실외 수영장들이 잇따라 개장하고 있으나 양평군을 제외한 다른 시·군들은 수질에 대한 아무런 확인과정없이 영업개시 통보만을 받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지난 1999년 체육시설의 설치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 완화됐기 때문이라니 어처구니가 없다. 수영장 물에 대한 수질검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니 도대체 말이 되는가. 그러나 양평군은 체육시설 설치 및 이용에 관한 법률중 수질기준을 유지토록 하는 ‘안전위생기준조항’에 따라 개장 전 수질검사를 실시하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
우리는 양평군의 조치를 타당하다고 본다. 오염여부에 대해 검증되지 않은 수영장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건강이 크게 위협받기 때문이다.
개장 전에 수질검사를 하지 않는 것은 시민의 건강을 방관하는 무책임한 행정이 아닐 수 없다. 법규가 완화됐다면 다시 강화해서라도 수영장 수질검사는 반드시 개장 전에 받아야 안전하다고 본다. 식수는 물론이고 분수대 물이나 수영장 물은 다중이 먹고 이용하기 때문에 수인성 질병 예방에 더욱 세심한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것이다. 보건 당국은 특히 분수대 물에서 발견되는 레지오넬라균에 대한 예방대책을 하루빨리 연구, 발표하기 바란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