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파트는 봉사활동으로 이웃간의 정을 나누고 있습니다’용인시 기흥읍 구갈리 한양아파트단지 624가구 주민들은 다른 아파트단지와 다르게 이웃간에 따뜻한 정을 나누며 살아가고 있다.
이는 아파트 부녀회(회장 이종순)를 중심으로 7년여동안 봉사활동을 활발히 펼치면서 얻은 보람이다.
이 부녀회는 그동안 결식아동 도시락, 음식물 쓰레기, 우유팩 수거, 재생비누 만들어 나누기, 효도관광, 김치 담궈 주기 등을 펼치고 있다.
지난 9일 오전 10시께 용인시 삼가동 새마을 회관 지하 1층.
이 아파트 부녀회 회원 10여명은 이날 결식아동들이 먹을 도시락을 챙기고 있었다.
회원들은 자신들의 자식들의 도시락을 챙기듯 김치, 생선구이, 오이무침 등 반찬류와 방금 만든 따끈따끈한 밥을 도시락 통에 정성껏 담고 있었다.
이 부녀회는 IMF이후 점심을 굶는 학생들이 늘어나자 용인 새마을 지회의 결식아동 도시락 만들기 운동에 참여, 3년여동안 한달에 2번씩 도시락을 만들고 있다.
“결식아동 도시락 봉사활동이 있는 날이면 주부들이 서로 참여 하려고 합니다”
이 아파트 부녀회원들은 이제는 봉사활동의 큰 보람과 기쁨을 서로 나누고 있다.
이날 오후 2시께.
회원들의 손놀림이 또한번 빠삐 움직이고 있었다. 아침에 보낸 도시락이 빈도시락으로 돌아 왔기때문이다.
7,8명의 회원은 도착한 도시락을 대야에 담아서 설겆이를 하는 가하면 쉬고 있던 3, 4명의 회원은 새마을 회관의 화장실과 계단을 일일이 손걸래로 닦아 냈다.
오후 4시께 부녀회원들은 행복한 얼굴을 하고 귀가 차에 올랐다. 다음 봉사날을 기약하며…
이 아파트 주민들도 처음부터 이웃간에 정있게 사는 것은 아니었다.
93년 말 이 아파트 주민들도 아파트에 입주하면서 여늬 아파트트 단지와 마찬가지로 이웃간에 문닫고 살았다.
옆집에 누가 사는지, 윗층에 누가사는지 조차 모른채 살아왔다. 엘리배이터에서 주민들 만나도 인사는 커녕 벽으로 돌아 서 있어야 하는 서먹서먹하는 사이가 됐다. 소음문제와 쓰레기문제 등으로 이웃간에 담이 점점 높아졌다.
그러나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지난 94년 부녀회가 구성되면서 닫고사는 아파트에서 문열고 사는 아파트로 변하기 시작했다.
부녀회는 처음에는 단순하게 반상회 등 부녀회 활동만 실시하다가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면서 우유팩 수거를 했다.
이 수익금으로 재활용 휴지를 구입해 주민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이 활동이 좋은 반응을 얻게 되자 주민들은 적극적으로 동참하기 시작했다.
그냥 버리던 음식물 쓰레기를 용인 포곡에 있는 한 돼지농장에 공급해 줘 음식물 쓰레기 처리를 완벽하게 했다.
또 아파트 단지와 인근 상가 등에서 폐식용유를 수거, 1년에 한번씩 자체적으로 재생비누를 만들었으며 헌옷, 헌책 등을 수거해 폐품으로 팔던가 바자회를 열어 장터를 마련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지난해 용인시로부터 쓰레기 분리배출및 재활용 1위, 한국재생공사로부터 분리수거 1등 아파트 단지로 표창하기도 했다.
부녀회는 이렇게 마련한 수익금으로 매년 4월 아파트 단지내 노인분들을 초빙, 국내 관광지를 관광시켜주는 효도관광을 실시했다.
이같은 부녀회의 헌신적인 아파트 단지내 봉사활동이 알려지자 주민들은 문을 열고 나오기 시작하고, 서로 허물없는 사이로 변하기 시작했다.
또 4년전인 97년말.
부녀회는 시각장애인 시설인 용인 모현에 있는 소망의 집과 자매결연을 맺고, 김장 담궈 주기 봉사를 실시했다.
벌써 4번째. 매년 아파트 주민 50여명이 어울려 일주일가간 담근 350여포기의 김치를 담궈 이 시설에 직접 전달해 주고 있다.
이후 주민들은 이웃을 가족처럼 아끼고 허물없는 사이로 변하면서 다른 아파트 단지에서는 볼수 없는 사이가 됐다.
물론 이웃간 작은 마찰은 이제 찾아 보기 힘들다. 엘리베이터에서 보면 서로 인사하는 것은 물론, 아이들 서로 돌봐주기, 각종 경조사 챙겨주기 등 이웃이 마치 친척과과같은 분위기다.
그래서 이 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단합대회를 1년에 한번 열어 즐거운 한때를 보낸다.
구갈초등학교에서 열리는 주민 단합대회에서는 어른, 아이들이 한데 어울려 뜨거운 이웃간의 정을 나눈다.
원정희 부녀회 총무(45)는 “이제 이 아파트를 떠나기 싫어요. 아파트 주민들이 전부 가족같아서 너무 행복해요”며“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아파트 단지내에 체육시설이 있었으면 좋겠어요”고 말했다./용인=강한수·김창우기자 cw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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