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떨고 있니’
수 년전 모 방송사에서 방영, 선풍적인 인기를 독차지 했던 ‘모래시계’ 주인공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며 마지막 남긴 대사다.
그런데 ‘세계도자기 엑스포’를 앞두고 최근 도내 부시장, 부군수와 도 산하 고위직 공무원들 사이에 이 대사가 다시 부활하고 있는듯 하다.
광주와 이천, 여주 3개 지역에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한 도는 오는 10일부터 80일동안 개최될 도자기 엑스포 입장권 예매 실적이 부진, 관람객 유치를 위해 시·군에 판매량을 ‘할당했다’‘철회했다’는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면서 판매량을 인사에 반영한다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나돌기 시작했다.
가뜩이나 인사권자인 도의 눈치를 봐야할 부시장·군수들은 직원들을 독려하면서도 마음이 불편할 수 밖에 없다.
관내 사업체와 단체들에 반 강제로 떠 맞기는 사례의 속출하고 판매수량만 올리고 저 값싼 어린이용 위주로 예매하는 부작용까지 발생, 강매라는 여론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6일 개최된 부시장·군수회의에서도 김종민 엑스포 조직위원장이 참석, 남한인구 4천만명의 8/1에 해당하는 500만명을 관람계획 인원으로 책정하고 있다며 “예매가 많아야한다”는 협조를 부탁했다.
백성운 행정부지사도 “지인들에게 권유”판매토록 당부했다.
관계공무원들에게는 우회적인 압력(?)으로 받아들여 질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어느 행사든 관중이 많을 수록 좋다.
그러나 관람객이 몰리도록 하기 위해서는 충실한 내용이 기본으로 조직위 홍보처럼다량의 외국 국보급 도자기 전시 등 볼거리가 많으면 관람객이 저절로 찾을 것이다.
그런데 무리수까지 두면서 예매를 권유하는 것을 보며 주최측조차 성공적 개최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
주최측은 ‘나 떨고 있니’라는 말이 사라지고 ‘난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을 수 있도록 때늦은 감은 있지만 막바지 전략을 다시 짤 때다./광주=김진홍기자 jh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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