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반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2주일째 계속되고 있다. 시베리아 철도를 따라 9박10일간의 여행 끝에 모스크바에 도착한 김 위원장은 지난 4일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 한차례 회담을 하였다. 북한과 러시아의 두 정상은 한반도 문제, 국제 전략적 안정화, 그리고 양국관계에 대한 긴밀한 현안 문제를 협의, 이를 8개 조항으로 된 모스크바 공동선언을 발표하여 한국은 물론 세계적인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다.
이번 김정일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은 여러가지 점에서 유의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장기간에 걸친 해외여행이고 금년초 중국을 방문한 이후 연이어 러시아를 방문한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최근 수년간 이들 국가들이 남한과 긴밀한 관계를 맺음으로써 북한과의 관계가 다소 소원하기는 하였으나 전통적인 우방이다. 금년초 중국을 방문하여 개방화 정책을 몸소 체험한 김 위원장은 이번 러시아 방문을 통하여 러시아의 강력한 지도자로 부상한 푸틴과의 유대강화란 성과를 거두었다.
이번 공동선언에서 양국은 특히 남북한과 러시아간 철도연결사업에 관심을 표명하였으며, 이 사업의 성공을 위하여 노력키로 하여 무엇보다도 경제협력의 측면에서도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러시아는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통한 철의 실크로드 재건이 러시아 부흥의 기초가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를 위하여 북한과의 협력이 긴요한 것이다. 이는 김 위원장의 모스크바 도착과 때를 맞추어 북한의 대규모 대표단이 모스크바에 도착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이번 회담이 남북한 관계에 미칠 파장에 대하여 정부는 대책을 강구해야 될 것이다. 비록 러시아가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지지를 보냈지만 주한미군 철수에 대하여 러시아가 이해하는 입장을 나타냄으로써 이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요망된다. 이런 측면에서 북한군 총참모장이 뒤늦게 러시아 방문에 합류한 것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정일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에서 전개되고 있는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적, 경제적 유대강화는 앞으로 한반도 정세 변화에 있어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따라서 정부는 공연히 김 위원장의 답방만 기대하지 말고 러시아 방문등을 통하여 전개되는 김 위원장의 행태에 대하여 세심한 분석을 통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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