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대금리 ’도 곧 인하해야

고객들의 예금이자는 덜 주고 대출이자는 그대로 챙기겠다는 은행들의 운영방침은 타당치 못하다. 최근 일부 은행이 실세금리 하락을 반영해 대출금리를 내리기는 했지만 대출금리 결정의 근간이 되는 ‘우대금리(프라임 레이트)’는 놔둔 채 적용대상이 적은 실세금리연동형 상품의 금리만 내린 것은 마지못해 인하 시늉만 낸 것이다. 신규가입 고객과 변동금리상품을 선택한 고객에게만 해당되는 대출금리 인하는 작년까지 주류를 이뤘던 우대금리 연동대출 고객은 전혀 혜택을 보지 못하는 구색맞추기에 지나지 않는다.

한국은행이 지난 1일부터 12일까지 은행권 전체의 여·수신상품(금융채 제외) 금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 기간 은행권의 예대금리차는 2·92% 포인트로 지난 7월 2·85% 포인트에 비해 0·07%로 늘어났다고 한다.

이렇게 대출금리가 시장금리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이유는 은행들이 전체 대출의

60%이상을 기준금리 + 가산금리로 결정하는 우대금리연동형 대출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우대금리를 내릴 경우 예대마진 수익이 수백억원씩 줄어든다고 대출금리 추가인하를 우려하고 있으나 그 이유로는 설득력이 약하다. 그동안 수천억원씩 이익을 내지 않았는가. 시장금리 급락에 따라 7월 2차례에 걸쳐 예금금리는 잽싸게 인하하고 8월 콜금리 추가인하 이후 또다시 예금금리를 끌어내리면서 대출금리 인하에는 미적대며 ‘황소걸음 ’으로 눈치만 보고 있음은 비판을 받을만한 얄팍한 상술이 아닐 수 없다.

지금 대출금리인하 대상은 가계대출자들이 우선 당장 시급하지만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기업들에 대한 신규 대출금리는 내려졌으나 기존 대출금리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므로 추가로 인하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

콜금리와 수신금리는 지속적으로 떨어지는데 비해 은행들의 대출금리, 특히 기업 대출금리 하락 폭은 너무 적다.

기업의 금융비용 부담을 경감, 투자심리를 회복시키기 위해 한국은행이 7월과 8월 연속해 콜금리를 인하한만큼 기업대출 금리도 신축적으로 인하하고 여신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은행권의 기업대출금이 200조원에 달하므로 금리를 1% 포인트만 낮춰줘도 연간 2조원의 지원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우대금리의 재조정을 기대하여 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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