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 기초질서가 없어도 너무 없다.시민의식이 결여됐어도 지나치게 결여됐다. 왜 이 지경인지 안타깝다. 당국의 지속적인 계도와 단속에도 불구하고 기초질서 위반행위가 더욱 만연하고 있어 개탄을 금할 수 없다.
각종 쓰레기 무단 투기, 교통법규 위반, 공중도덕 상실 등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한 몰상식한 행위가 우리 사회 도처에서 횡행하고 있는 것이다.
예컨데 의왕시 백운호수 부근의 경우 정말 해도 너무 한다는 탄식이 저절로 나온다. 행락객들이 도로변 풀밭에서 고기를 구워먹는 바람에 호수 주위가 마치 가든 파티장을 방불케하고 있다. 인도까지 점령한 행락객들의 차량때문에 행인들이 차도로 걸어다녀야 되는가 하면 벤치마다 각종 음식물 쓰레기가 즐비하다. 심지어 대소변 보는 일을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있어 민망스럽기 짝이 없다.
호수변에 즐비한 카페에서는 콜라 한병 값이 1만원을 넘는 바가지 요금을 받는다. 한 마디로 무질서가 난무하는 무법지역인 것이다. 물론 백운호수뿐만이 아니다.자연경관이 좋은 곳이면 어느 계곡이나 강이나 낚시터나 거의 마찬가지다.
경기경찰청이 지난 1일 밤 11시부터 2시간동안 도내 유흥가 밀집지역에서 기초질서 위반사범에 대한 저인망식 단속을 실시한 결과 기초질서 위반사범 7천80명, 교통사범 6천5명, 형사범 309명, 유흥업소 불법행위 132명 등 모두 1만3천526명을 무더기로 적발했다.인천경찰청도 같은 날 1천730명을 적발했다고 하니 평소의 무질서 실태를 한번에 알 수 있게
한다.
시청 앞 공원 잔디밭에서 고기를 구워 먹으며 술판을 벌이다니 말이 되는가. 금연구역인 버스터미널 대합실에서의 흡연, 유원지 곳곳에 널브러져 있는 각종 쓰레기들은 아무리 계도와 단속을 해도 사라지지 않는다. 계도요원은 물론 단속요원이 오히려 사범들에게 봉변을 당하는 실정이다.
교통위반 차량이 뺑소니를 치고, 법규 위반자가 되레 경찰과 입씨름하는 것은 다반사가 되었다. 공공기관을 무시하는 사례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공중도덕은 아랑곳 하지 않고 나만 편하고 좋으면 된다는 개인주의와 위법 단속을 겁내지 않는 단속불감증은 어디에서 기인된 것인가. 불행하게도 올바른 시민의식 정립은 각자의 자성과 자율에 맡길 수 없는 지경이 되었다. 당국의 보다 강력하고 지속적인 규제와 단속이 불가피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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