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지방선거 편가르긴가

일선 시·군의 공직기강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벌써부터 몹시 흐트러지고 있어 걱정스럽다. 특히 경기침체가 장기화 하면서 경제불안이 확산되고, 잇단 부정부패 의혹사건들로 민심이 흉흉한 상황에서 출마가 예상되는 전·현직 단체장을 중심으로 공직사회가 편가르기로 나뉘어진 현상을 보게 되는 것은 서글픈 일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정치·경제적으로 매우 위태로운 시기에 처해 있다. 잇따라 터지고 있는 각종 의혹사건들로 국민들의 불만이 최고조에 달해 있고 우리 경제를 이끌어야 할 수출이 7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는등 경제전망이 어둡기만 하다. 경제와 민생을 챙겨야 할 정치는 영일없는 정쟁으로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공직사회가 중심을 잡고 의연한 모습을 보여야 할텐데 오히려 한술 더 떠 기강이 극도로 해이해지고 있으니 한숨만 나올 뿐이다. 현직 시장의 재출마가 확실시 되는 어느 시에선 현직 시장밑에서 승진을 거듭한 고위공직자와 전(前) 시장파로 그동안 소외당했다고 생각하는 국장급 등이 이른바 주류·비주류로 양분돼 갈등을 빚고 있다. 또 강력한 전직 시장의 출마가 확실시되는 시의 공무원들은 은밀하게 그쪽에 줄을 대고 있어 내부 갈등을 촉발하고 있으며, 시의원이 시장출마를 표명한 지역에선 집행부와 시의회간 보이지 않는 암투가 벌어지고 있다.

지방선거가 아직도 9개월이나 남았는데도 제 할 일은 잊은채 유력시되는 단체장 출마예상자들을 찾아 줄을 대고 끼리끼리 편을 가르며 갈등을 빚는 현상은 일찍이 공직사회에 만연돼 이미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이처럼 공직자들의 마음이 딴 곳에 가 있으면 행정이 제대로 될 리 없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민원인이 헛걸음 치거나 주요 시책사업들이 지연된다면 국민의 공복으로서 직무유기가 아닐 수 없다.

공직사회는 국민의 복지향상과 나라경영을 뒷받침하는 국가기간조직이다. 그런 조직의 기강이 흔들리고 구성원들이 무엇에 쫓기듯 안절부절 못하며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그렇지 않아도 경제난과 정치부재로 구심력을 잃은 상황에서 국민이 믿고 기댈 곳이 없어진다.

공직자는 언제나 국민 전체에 봉사하고 책임지는 공직자 본분에 충실해야 한다. 개인 영달을 위해 유력한 출마예상자에 줄을 대고 상급자 눈치나 보며 무사안일과 적당주의로 세월을 보내는 일이 있어선 안된다. 특히 오늘같은 시국에서는 국가기반이 흔들리지않게 공직자들의 투철한 사명의식이 요구되고 있음을 명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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