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귀순?

목숨을 걸고 남한에 들어온 탈북자 대부분이 실업과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는 소식은 우울하다. 남북간 취업·환경·의식 구조 등의 차이로 탈북자들은 경제적 적응에 상당한 곤란을 겪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공한 탈북자는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에 불과하고 대부분은 극빈자로 전락했다. 북한에서 자동차 운전을 했고 남한에서 새로 직업훈련까지 받았으나 몇년째 막노동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자동차 정비업체들이 기술은 인정하면서도 채용은 기피하기 때문이다.

최근들어 입국자의 40%를 차지하는 여성 탈북자들 가운데는 식당 종업원 일을 하는 사람이 많고 일부 젊은 여성의 경우 마지못해 술집으로도 진출한다.

탈북자는 93년 8명, 94년 52명, 95년 41명, 96년 56명, 97년 85명, 98년 72명, 99년 148명, 2000년 312명으로 이들 탈북자들이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사회 냉대라고 한다. 직장 동료들조차 ‘이방인’으로 취급하고 ‘2등국민’‘귀찮은 존재’라고 여기는 인상까지 받는다는 것이다.이들은 북한 탈출과정에서 입은 심리적·정신적 충격에 대부분 시달린다. 탈북자가 대부분이다.

중국 등에서 체포조의 추격을 피해 도피하는 과정에서 이미 정신적으로 황폐화했다고 한다.

이때문에 일부 탈북자들은 알코올 중독자가 돼 노숙자 등으로 전락하기도 하고 정착금과 보로금을 모두 날리고 거처도 없이 공사판들을 떠돌아 다닌다. 실직과 정신적 상처로 인한 후유증이 부부간의 갈등을 유발, 이혼하는 탈북자들도 늘어난다.

최근의 탈북자들은 과거와 달리 저학력 중·하층 출신이 많아 남한적응이 더욱 어렵다고 한다. 사회적 소외와 냉대로 인해 그래서 남한정착을 뒤늦게 후회하는 탈북자도 점차 늘어나고 있고 심지어는 역귀순까지 생각하는 실정이라고 하니 보통일이 아니다. 남한이 살기 좋다고 하여 사선을 넘어 왔다가 남한에서 실의와 환멸을 느껴 북한에서의 생활을 오히려 동경한다면 도무지 말이 되지 않는 일이다. 정부정책은 물론 남한의 시민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淸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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