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에게!

공무원 사회는 국가의 중추 조직이다. 특히 행정공무원은 국가직이든 지방직이든 국민생활 및 주민생활과 직접 피부를 맞댄다. 모든 시책에 행정가치를 창출, 배분하는 것이 바로 행정직 공무원들이다. 비록 정치가 불안하고 경제가 어둡고 사회가 험난해도 공무원 사회만 건강하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소임이 그만큼 막중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막중한 행정직 사회가 안정된 기미를 갖지 못한 것은 심히 유감이다.

국가직 행정공무원은 내년 대통령 선거, 지방직 행정공무원은 역시 내년의 각급 자치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동요의 기미를 감지하는 게 이즈음 관아를 보는 세간의 관측이다. 또 공직사회에서 나오는 그같은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물론 이런 경향은 국가직이나 지방직이나 고위 공무원에게 더 심하다. 그렇지만 공무원 조직 성격상 고위직의 눈치 보기나 줄서기는 중·하위 공무원에게 영향파급이 불가피해져 공무원 사회를 이완시키고 있다. 이같은 불안은 본연의 소임충실을 저해한다고 보아도 거의 틀림이 없다. 물론 이는 작금의 폐습은 아니나 중앙정치를 엿보는 국가직 고위 행정공무원의 눈치놀음이 과거 어느 때보다 더 심하다. 또 지방공무원 역시 단체장 직선제 이후 해가 갈수록 줄서기가 심화한데 문제의 심각성이 더한다. 중앙, 지방을 막론하고 정치세력 유착의 출세주의가 공무원 사회의 기풍을 망치고 있다.

그러나 모든 공무원들이 이런 것은 아니다. 일부의 공무원들로 인해 흐려진 분위기를 쇄신해야 하는 것도 역시 공무원이 주체가 돼야 한다. 우리가 그런 가운데나마 희망을 갖는게 곧 이 때문이다. 입신의욕은 공무원 사회의 본능이긴 하나 우리는 직업공무원 사회가 언젠가는 본연의 궤도에 오를 것을 믿는다. 공무원들로 하여금 줄서기를 강요하는 중앙 및 지방정치 세력을 우리는 단연코 배척하면서 공무원 사회의 자정 노력이 있을 것을 간곡히 기대한다. 아울러 일상행정은 물론이고 행정가치를 창출, 배분하는 노력이 끊임이 없기를 바라고 싶다. 정치는 중단되어도 국민사회, 지역사회가 마비 상태까진 이르지 않는다. 그러나 행정이 중단되면 제반 사회생활이 마비된다. 행정은 막힘이

없어야 하는 국민사회, 지역사회의 혈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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