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에 없는 '오산비행장'

“오산시 땅이 미군측에 공여되는 겁니까”오산시민이라고 밝힌 누군가가 최근 전화를 걸어 ‘의아스럽다’는듯 따지고 되물었던 말이다.

최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제33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는 도내 3개 지역 미군훈련장 3천900만평이 포함된 전국의 20개 미군기지 4천44만5천평을 오는 2011년까지 단계적으로 우리나라에 반환한다는 합의문을 언론에 공표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화성 매향리 사격장과 파주 훈련장 등이 제외된데다 기존 미군기지가 소재한 평택(K-6)에 17만평, 오산(K-55)에 24만평 등을 미군측에 추가로 공여한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 해당 지역별로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특히 언론매체에 일제히 보도된 ‘미군기지 단계적 반환…’등 일련의 내용중 오산비행장(K-55)이라고 표기한 대목은 주목 대상이다.

오산시민들로서는 언론보도대로 ‘오산땅이 미군측에 공여되는 것이 아니냐’하는 사실여부를 사방팔방으로 확인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오산에 있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오산비행장(K-55)은 정작 평택시(구 송탄시)에 소재한 미군기지다.

6·25 전쟁 당시 지금의 오산시 오산동(공설운동장) 일대를 비행기지로 이용하던 미군측이 종전후 기지를 인근 평택시로 이전하면서 붙인 명칭이 반세기 이상 국제적으로 통칭돼 오고 있는 것이다.

분명 잘못된 표기지만 미군측은 수십년동안 이를 수정하지 않고 방치해 오고 있다.

워낙 오래된 공식명칭이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엄청난 돈이 들기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요인이 압도적이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고쳐져야 할 것’이라는 대의명분을 저버릴 수는 없는 일이다.

오산(烏山)에 없는 미군 비행장(K-55)의 명칭이 오산으로 표기되는 것이야말로 정녕 오산(誤算)이 아닐까./오산=조윤장기자 yjcho@kgib.co.kr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