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면 한그릇에 사랑을 담아 파는 사람이 있다.동두천시 생연동에서 ‘만리향’이라는 중국음식점을 운영하는 강준기씨(43)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강씨는 2천500원짜리 자장면을 한그릇 팔 때마다 50원씩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4년째 적립하고 있다.
강씨가 이같은 선행은 지난 97년으로 거스러 올라간다.
동두천에 수해가 발생해 수재민들에게 하루 450여그릇씩의 자장면을 일주일동안 무료급식 해 주고 난 뒤부터다.
“수해 때 복구현장으로 배달을 갔으나 도저히 음식값을 받을 수 없었다. 돈 한푼 받지 않았는데도 아깝다는 생각이 전혀 나지 않아 스스로도 놀랐다”는 강씨.
강씨는 이때부터 매일 아침 전날 매출을 결산한 뒤 한그릇당 50원씩의 적립금을 예금해 오고 있다.
음식점을 찾는 손님 가운데는 이같은 사실을 알고 거스름돈이나 주머니 돈을 내놓기도 한다.
올해 ‘회계연도’인 지난해 11월부터 올 10월까지의 적립금은 모두 440만원.
지난 가을 노인잔치에 200만원을 후원하고 겨울을 맞는 애심보육원과 목자의집 등 보육원 2곳에 난방용 기름과 내의 등 240만원어치를 전달했다.
강씨는 요즘 조금은 들뜬 기분으로 자장면을 뽑는다.
설이 지난 뒤 보육원에 찾아가 자장면을 직접 만들어 준다는 약속을 원생들과 한 뒤 자장면을 맛있게 먹을 아이들 얼굴이 자꾸 떠오르기 때문이다./동두천=정선준·최종복기자 jbchoi@kgib.co.kr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