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호 '또 수비 허점'

한국축구가 수적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월드컵 16강’ 라이벌 미국에 패배했다.

한국은 2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로즈보울구장에서 열린 2002 북중미골드컵축구대회 예선 B조 1차전에서 수비의 허점과 집중력 저하로 인해 마지막 10여초를 견디지 못하고 미국에 1대2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미국과의 상대전적에서는 5승2무2패로 여전히 앞섰지만 적지에서 이겨 본선행 발걸음을 가볍게 하려던 계획은 일단 헝클어졌다.

한국은 플레이메이커에 이천수를, 최전방에는 최용수와 차두리를 기용해 역삼각형 공격편대를 짜고 이을용-김남일-송종국-박지성으로 연결되는 힘있는 미드필드진이 공수를 조율했다.

또 수비에는 유상철을 중앙에 투입해 왼쪽 김태영, 오른쪽 최진철을 리드하며 ㅡ자수비로 상대공격에 대응토록 했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한국은 공격의 고삐를 쥐고 상대 문전을 두드렸고 전반 7분께 최용수가 페널티킥을 얻어내 쉽게 경기를 풀어가는 듯했으나 유상철의 오른발 킥이 골키퍼 캐시 켈러에 잡혀 한국의 불운을 암시했다.

또 21분 이천수의 슛이 골문을 외면했고 30분 차두리의 감각적인 오른발 발리슛도 켈러의 손에 살짝 걸려 골포스트를 벗어났다.

반면 미국은 35분 19살짜리 신예 랜던 도노반이 가볍게 선취골을 뽑았다.

여러차례 한국의 오프사이드 전술에 말렸던 미국은 왼쪽 미드필드에서 앤트 라조프가 기습적으로 전진패스했고 오프사이드를 피한 도노반이 골키퍼 이운재와 일대일로 맞선 상황에서 오른발로 툭 차넘겨 네트를 흔들었다.

한국은 불과 3분 뒤 송종국이 미드필드 중앙에서 30m짜리 중거리슛으로 오른쪽 네트를 갈라 팽팽한 힘의 균형을 이어갔다.

한국은 후반 10분께 미국의 기습적인 전진패스에 다시 한번 일자수비가 무너졌고 최진철은 도노반을 손으로 잡고 넘어져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해 수적열세에 놓였다.

한국은 14분 박지성, 23분 최용수가 강슛을 날리는 등 밀리지 않고 대등한 경기를 펼쳤으며 맥브라이드의 결정적인 두 차례 슛도 이운재의 선방으로 넘겼다.

그러나 경기 종료직전인 47분께 교체멤버 커닝햄이 아크 정면에서 왼쪽으로 패스한 볼을 교체멤버로 들어간 역시 19살의 공격수 비슬리가 왼발로 강슛, 상단 그물을 흔들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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