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왕이로소이다’의 주인공 노작 홍사용(1900∼1947)의 일대기를 다룬 연극이 그의 고향이나 다름없는 동탄에서 공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노작 홍사용은 문예동인지 ‘백조’의 창간 동인이자 한국연극 80년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토월회’시대를 대표하는 시인이자 희곡작가.
노작 탄생 102주년을 맞아 극단 성(城)(대표 김성열)이 일제치하에서 민족 예술혼을 불살랐던 노작의 일대기를 그린 창작극 ‘나는 왕이로소이다’를 23일 오후6시 노작의 시비가 있는 화성시 동탄면 소재 동탄면사무소 면민회관에서 공연한다.
홍사용이 발표한 시와 같은 제목의 이 공연은 일제시대 끝까지 창씨 개명을 거부한 채 저항하며 시와 연극으로 민족의식 계몽에 앞장섰던 노작의 삶을 그려낸다.
작품은 3·1운동으로 옥고를 치르고 난 뒤 민중계몽에 힘쓰는 노작의 문예지 백조 창간과 토월회를 통한 희곡작가로서의 삶, 극단 산유화 창단, 10년간 절필 등 그의 일대기중 굵직한 사건들을 중심 축으로 노작의 예술혼을 재조명한다.
노작의 희곡으로 지금까지 남아있는 것은 ‘할미꽃’, ‘출가’등 4편이며 민족적 색채가 농후한 ‘벙어리굿’, ‘김옥균전’을 쓰기도 했다. 특히 ‘김옥균전’은 일제의 강요로 집필에 들어갔으나 그들의 의도와는 반대로 쓰는 바람에 거주제한령과 고문을 받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번 공연에는 당시 노작과 함께 활동했던 이광수, 나도향, 이상화, 김기진 등 문인과 연극인 등이 등장하며, 당시 일제에 의해 전면 삭제당해 지금은 전해지지 않는 ‘벙어리굿’, ‘김옥균전’을 가상으로 만들어 극중극으로 선보여 3·1절을 앞두고 더욱 뜻깊게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극의 희곡을 쓰고 연출까지 맡은 극단 성 김성열 대표는 “노작 선생의 꼿꼿한 선비정신에 매료돼 2년간 작업을 거쳐 무대에 올리는 이번 창작극을 통해 어려운 시대를 살아간 예술가의 민족애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극단 성은 이 작품을 지난 1월 서울 국립극장에서 공연해 호평을 받았다. 문의 245-4587 /강인묵·이승진기자 sjlee@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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