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 기침 "너무 눈치주지 마세요"

모처럼 찾은 클래식 공연장. 관객들은 코평수를 줄여가며(?) 솔리스트와 오케스트라의 화려한 앙상블에 숨을 죽이며 집중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공연장의 고요와 적막감을 한순간 깨뜨리는 것이 ‘콜록콜록’ 기침소리다.

이상한 것은 공연장에서의 기침은 마치 도미노 게임이라도 하듯 한 사람이 시작하면 옆 사람, 또 다른 사람이 계속해서 연발한다.

관객들의 음악감상에 방해가 되지 않으려고 입을 틀어막고 기침을 멈추려고 애도 써 보지만 기침소리는 더욱 거세게 터져나온다.

평소 안하던 기침이 촌스럽게(?) 왜 공연장에만 가면 터져나오는 것일까.

아주대병원 호흡기내과 박광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공연장에서 기침이 나오는 것은 ‘기관지 과민반응’ 때문이다.

이는 기관지가 여러가지 외부자극에 대해 매우 예민해진 상태를 말하며, 기관지가 수축 또는 좁아져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나거나 기침수용체를 자극해 기침을 유발한다.

이같은 기관지 과민반응은 대표적으로 천식환자에게 특징적으로 나타나며, 천식환자가 아니더라도 여러가지 요인에 의해 기관지에 염증이 있거나 예민한 상태가 되면 발생할 수 있다.

즉 감기후에 기관지 과민상태가 나타날 수 있고, 기타 기관지염, 비염, 인후염 등도 원인이 될 수 있으며, 흡연도 중요한 요인이 된다.

그리고 특별한 요인이 없어도 체질적으로 기관지 과민성을 갖고 있는 사람도 있다. 특히 공연장 같은 곳에서 기관지를 자극하는 원인은 갑작스런 온도나 습도의 변화 등이 자극이 될 수 있으며, 기타 환기가 잘 안돼 발생하는 여러가지 분진이나 화학물질(페인트, 화장품, 플라스틱 냄새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이같은 증상은 정상인에게도 가끔 나타날 수 있으므로 특별한 검사나 치료가 요구되진 않는다.

그러나 증상이 잦고 심할 때는 천식이나 만성 기관지염 등의 이상이 있는지 검사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

따라서 공연장에서 주위 사람의 심한 기침으로 인해 관람에 방해를 받을 때에는 따거운 눈총을 보내기 보다는 ‘기관지가 특별히 예민한 사람이군’이라고 이해하고 공연을 즐기는 편이 좋을 듯싶다.

/고영규기자 ygk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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