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한 신용카드 사용을

지난 1년 사이 신용카드 사용액이 무려 2배 증가하였다고 한다. 최근 여신전문금융협회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지난 해 신용카드 사용액이 무려 480조원에 달하여 2000년의 237조원에 비하면 2배가 넘는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국민 1인당 1천만원 꼴로 사용한 것이니 우리 사회가 성큼 신용사회로 다가온 느낌이다.

신용카드 사용이 급격히 증가한 요인은 몇가지 있다. 우선 가장 중요한 이유는 정부가 지난해보다 신용카드 사용액에 대한 소득공제 혜택을 확대하면서 특히 중산층과 봉급자를 중심으로 신용카드 사용이 일반화되었다. 매월 카드 사용자에 대한 경품제도 실시와 기업이나 각급 기관의 카드결제 장려책 등도 주된 요인이며, 또한 국민들의 신용카드 사용에 대한 인식 변화도 큰 몫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신용카드 사용액 증가 내역을 보면 반드시 바람직한 것만도 아니다. 물품 및 서비스 구입보다는 오히려 현금서비스와 같은 급전 이용이 63%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상당히 우려되는 내용이다. 신용있는 카드 사용자에 대한 현금서비스라면 큰 문제가 없지만 그러나 높은 이자를 목적으로 하는 현금서비스가 대종을 이루게 되면 신용카드 사용 목적의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현금서비스가 상대적으로 신용이 부족한 사람들이 이용하는 경우 과거에 비하여 카드 이용 금리가 낮아 소위 급전이 필요할 때 이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데, 만약 금리가 급등하면 카드회사의 부실채권 증가와 신용불량자 양산이 연쇄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는 무분별한 신용카드 사용으로 오히려 신용불량 사회가 될 수 있다.

이런 문제점을 막기 위하여 우선 카드 사용자들은 무분별하게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 특히 젊은이들이 일시적 충동이나 유혹에 의하여 마구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신용카드회사 역시 단기적인 이익에 어두워 현금서비스 사용을 장려하는 것은 건전한 신용사회 정착에 도움이 되지 못함을 인식해야 한다. 신용카드 사용자와 카드회사 모두 건전한 신용카드 이용을 통하여 신용사회 정착에 기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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