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불법체류 대책 세워라

외국인 불법체류 대책 세워라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에 입국하자마자 잠적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지난 15일 베이징(북경)발 중국국제항공 CA125편으로 인천공항에 도착, 입국허가를 받은 중국인 단체관광객 66명 중 43명이 대합실을 빠져 나간 뒤 종적을 감췄다는 것이다.

인천공항출입국관리사무소는 이들 중국인들이 단체관광을 가장, 불법체류를 목적으로 입국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아직까지 행방불명인 것으로 봐 사실이 그러할 것이다. 국내 알선조직과 연계됐을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당국은 지난 2월말 현재 국내 외국인 불법 체류자를 26만 1천여명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이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올라 8만∼10만명 규모의 중국인 방한이 예상되고 있어 관광을 위장한 불법체류자는 앞으로 크게 늘 것이 분명하다.

그동안 중국인들이 한국에서 돈을 벌기 위해 목숨을 걸고 밀입국을 감행했던 사실을 감안하면 월드컵경기 관람 목적 입국은 합법적인 절호의 기회일 것이다. 문제는 월드컵 경기장 입장권만 소지하고 있으면 범죄자가 아닌 이상 입국을 막을 수 없다는 점이다. 더구나 40만∼50만명의 다른 외국 관광객들도 입국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불법 체류자들의 입국은 4만∼5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 불법 체류자는 30만명이 웃돌 것이다.

특히 심각한 것은 단속 후의 조치 문제다. 하루 수백명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불법체류자들의 강제 출국은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 인천출입국관리사무소는 20여명의 수용시설밖에 갖추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강제출국이라 하더라도 여권수속, 짐 정리 등에 짧게는 3일에서 10일간의 기간이 소요되지만 이들을 수용할 보호시설이 전무하다시피 한 것이다.

가장 많을 것으로 보이는 중국인 불법 체류자들은 1일 400명 강제출국이 가능한 한∼중간 국제여객선을 이용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으나 보호시설이 없는 것이다. 화성시에 40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외국인 보호소가 있기는 하지만 호송중 야기될 혼란도 우려되거니와 그래도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아무리 불법체류자들이라 하더라도 노숙을 시킬 수는 없지 않은가.

불법 체류자 적발 및 수용시설 특별대책을 하루 빨리 마련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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