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찰의 직무수행 능력에 심각성을 보여주는 사건이 또 발생했다. 25일 대낮 수원에서 오토바이 날치기 현행범을 인계받기 위해 출동한 경찰관이 타고 간 순찰차를 범인에게 탈취당해 권총을 발사하는 등 추격전 끝에 겨우 범인을 잡은 소동이 벌어졌다.
다른 파출소의 비번 경찰관이 잡은 범인을 인계받은 관할파출소 경찰관은 수갑을 채운 범인을 순찰차 뒷좌석에 태웠다가 운전석의 경찰관이 잠시 내린 사이 앞좌석으로 넘어온 범인에게 순찰차를 탈취당했다. 경찰관이 출동할 때는 어떤 상황이라도 대비할 태세를 갖추는 것은 치안 유지자로서의 기본이다. 그러함에도 수원중부경찰서 북문파출소 출동경관 2명은 범인 호송수칙을 어겨 타고 간 순찰차를 어이없게도 범인에게 빼앗겼다.
순찰차에서 내릴 때 시동을 끄고 차 열쇠를 뽑도록 한 근무수칙을 어겼을뿐만 아니라 경찰관 1명은 피해자 진술을 듣느라 범인과 떨어져 있어 2명1조의 범인 호송수칙도 어겼다. 다행히 추격전끝에 범인을 잡기는 했으나 이 과정에서 경찰관 1명이 운전대에 매달려 수십m 끌려가다 떨어져 크게 다쳤고, 경관이 쏜 권총에 범인이 총상을 입었다. 총소리에 놀란 시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으며 범인이 순찰차를 몰고 도주하면서 신호대기 중인 승용차 등 차량 4대를 들이받아 파손됐다.
출동초기에 범인 호송을 위한 태세가 완벽했더라면 경찰관이 다치지도 않았고 범인이 총상을 입지 않았을 것이며, 공권력이 유린되는 창피한 일도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민생치안의 요체는 범죄예방과 범죄발생시 즉각적인 범인 검거다. 이를 위해선 신속한 기동력, 강력한 대응력, 과학적인 수사력이 요구된다. 그러나 우리 경찰의 현주소는 이러한 당위성과는 거리가 상당히 있는 듯하다. 이번 사건이 보여준 대응력은 한마디로 한심한 수준이다.
물론 경찰당국은 평소 범인검거 및 호송에 대한 일반적인 교육훈련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긴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경찰관 개개인이 초동조치를 얼마나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느냐는 것이다. 경찰관의 직무수행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교육훈련을 반복 강화해야 한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경찰의 복무자세에 문제점이 없는지를 되돌아 보고 문제점은 신속하게 개선 보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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