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부서에 국장 부장 차장의 보직자가 각 1명씩 있고 부원들은 연륜과 능력에 따라 국장급 부장급 차장급 사원(기자포함)이 있다. 물론 평사원도 있다. 그러니까 보직 직책은 부서마다 1명뿐이지만 ○○급 사원은 한 부서에 여러명이 있을 수 있다. 이러므로 후배부장 부서에 선배국장급 사원이 있기가 예사다. 후배부장 보직자의 지휘를 받는 선배국장이 부장이 부재시라 하여 부장을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 보직차장이 부장을 대리한다. 국장급 부장급 차장급 사원은 처우상 직급일뿐 직책은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국장급, 부장급 기자는 일선 취재현장에 나가 기사를 써 후배 데스크에 내 놓는다.
급 제도는 대우 제도와 비슷하지만 본질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 예컨대 국장이나 부장하던 사람을 대우 제도에선 취재 또는 업무 일선에 내보낼 직함이 없지만 급 제도에서는 국장이면 국장, 부장이면 부장 보직만 떼어내면 절로 국장급, 부장급 사원으로 일선에 복귀하게 된다.
직책과 직급을 구분한 이같은 인사제도는 대한매일신문이 서울신문 시절부터 시행해 크게 성공을 거두었다. 인사적체를 해소하고 인사순환에 능률을 기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팀 제도 역시 직책과 직급 구분을 준용한 인사방안이다. 이같은 인사 개선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계급의식이 유연해져야 한다. 조직이 계급사회인 건 맞다. 그러나 경직된 계급지상의 조직은 현대사회에 적응이 어렵다. 현대적 위계질서는 기여도 측면에서 측정되는 조직이어야 활성화가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한국인은 계급의식이 강하다. 높은 자리만 찾는다. 무엇을 하는 자리냐 하는 것 보단 얼마나 높은 자리인가를 먼저 생각한다. 좀 나이들면 현장에 나가는 것을 수치로 알고 책상머리만 지키려 든다. 서구 언론계의 경우, 백발이 성성한 노기자들이 수두룩한 것에 비하면 우리의 의식은 아직 멀었다.
유럽연합(EU)이 고령사회에 대비키 위해 정년퇴직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영국은 이 권고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정년퇴직제의 국내 도입은 물론 요원하다. 하지만 이에 앞서 계급의식이 희석돼야 한다. 계급의식이 유연해져야 고령사회의 재취업이 가능하며 정년퇴직제 폐지도 장차 성공하게 된다.
/白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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