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감독이 대표팀을 맡은 후 가장 기량이 향상된 선수를 꼽는다면 송종국과 함께 첫 손에 꼽히는 선수가 단연 인천 출신의 김남일(전남)이다.
대표팀 초기에 잦은 패스미스와 볼 처리 미숙으로 많은 축구팬들의 원성을 샀던 김남일이 이제는 팀에 없어서는 안될 핵심선수로까지 꼽히게 됐고 지난해 11월에 있었던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에서 결승골까지 뽑아내면서 일약 스타덤에까지 올랐다.
2001년 7월 서울 목동구장에서 있었던 K-리그 안양 LG와의 경기에서 처음 플레이메이커로 나선 김남일은 팀의 공수를 조율하는 중책을 잘 수행하며 맹활약을 펼쳤고 마침 이날 경기를 관전하러 온 히딩크 감독의 눈에 들어며 대표팀에 합류하게 됐다.
김남일의 축구 인생은 이 때부터 새로운 전기를 맞는 듯 했으나 지난해 8월 15일 히딩크호 승선이후 치른 첫 A매치로 체코 대표팀 베스트맴버가 총 출동한 친선경기에서 그는 혹독한 신고식을 치뤄야만 했다.
한국은 전반 선제골을 내주긴 했지만 대등한 경기를 벌이며 좋은 경기내용을 보여줬으나 후반 20분 김남일이 상대방 선수를 놓치면서 공을 어설프게 처리한 것이 그대로 골로 연결돼 분위기가 반전, 이후 3골을 더 내줘 0대5로 대패를 당하고 말았다.
그러나 투지와 지칠줄 모르는 체력, 상대의 진을 빼놓는 대인마크에 반했던 히딩크는 ‘한국에 그만한 수비형 미드필더는 없다’며 계속 중용, 김남일은 히딩크의 신임속에 지금까지 부상중일 때를 제외하고 거의 모든 경기에 뛰면서 기량이 향상되어 갔다.
김남일은 크로아티아와의 친선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으며 맹활약했고 골드컵대회 멕시코와의 8강전에서는 상대선수에게 팔꿈치로 맞아가면서도 이성을 잃지 않고 승리를 이끌며 뛰어난 수비력을 인정받아 골드컵 이후 FIFA 테크니컬 스터디그룹에서 선정한 ‘베스트 11’에 뽑혔다.
김남일의 플레이 스타일은 세련됐다기보다는 과격한 편이지만 평소 얌전한 플레이는 팀 전술에 보탬이 되지 않으며 반칙도 기술이라는 것을 강조해온 히딩크 감독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선수다.
김남일은 파울이 많지만 지능적인 선수다.
‘가가멜’이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아무리 심한 파울 상황이 나와도 특유의 웃음을 지으며 냉정을 잃지 않는 그에게 심판도 쉽게 카드를 빼들지 못한다.
상대방에게 안면을 정면으로 가격 당하는 거친 파울을 당하고도 끝까지 침착한 플레이를 펼치고 교묘한 반칙으로 신경전을 벌이는 것이 김남일의 또다른 장점이라 할 수 있다./정민수기자 jms@kgib.co.kr
<프로필>프로필>
생년월일=1977년3월14일
체격조건=182㎝/76㎏
출신학교 및 클럽=부평초-부평동중-부평고-한양대-전남 드래곤즈
국가대표팀 데뷔=1998년 12월 아시안게임 베트남전
대표팀 경기출전 횟수=22경기/1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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