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 한국축구역사 새로썼다

한국축구가 반세기만에 월드컵 ‘첫승 갈증’을 해갈해 100년 축구사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까지 통산 6번째, 5회연속 본선무대에 오른 한국의 월드컵역사는 결코 밝지 못했다.

54년 스위스 대회때 처음으로 본선무대를 밟은 이후 지난 프랑스월드컵까지 5개 대회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통산전적 4무10패의 초라한 성적표를 남겼었다.

한국전쟁의 포연이 채 가시지 않았던 54년은 한국이 월드컵 본선무대를 처음 밟으며 축구역사의 새로운 장을 연 해로 기록되고 있으나 그만큼 부끄러운 기록도 많았다.

한국은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일본을 1승1무로 제치고 본선티켓을 손에 넣었지만 열악한 교통수단 때문에 경기당일 새벽에야 개최국인 스위스에 가까스로 도착, 최악의 상태에서 헝가리에 0대9, 터키에 0대7로 대패했다.

스위스 대회이후 32년만인 86년 멕시코대회에서 다시 본선에 오른 한국은 차범근을 앞세워 ‘본선 1승’의 꿈을 실현하려 했으나 1차전부터 ‘축구신동’ 마라도나가 버티고 있는 아르헨티나를 만나면서 1승이 단지 꿈으로만 끝나게 됐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1무2패를 기록했으나 박창선이 본선 1호골을 터뜨리며 불가리아와 1대1로 비기는 성과를 올렸다.

90년 이탈리아 대회에서 한국은 지역예선 무패의 자신감으로 덤볐지만 이번에는 벨기에, 스페인, 우루과이에 차례로 패하면서 3전 전패로 쓸쓸히 퇴장해야 했다.

4년 뒤 한국은 94년 미국 월드컵에서 첫승과 16강의 희망을 되찾았다.

최종예선에서 극적으로 일본을 따돌리며 본선무대에 오른 한국은 비록 1승과 16강 진출꿈이 다시 좌절됐지만 어느 때보다도 인상적인 경기를 펼쳐 16강에 가정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첫 상대인 스페인을 맞아 후반 초반에 2골을 허용하며 그대로 무너지는 듯 했으나 종료 5분을 남기고 홍명보와 서정원의 연속골로 2골을 만회, 2대2 무승부를 기록했다.

독일전에서는 전반에 3골을 먼저 내주며 야유를 받았으나 후반 투혼을 발휘하며 2대3으로 경기를 마무리짓고 16강 희망을 살려나갔지만 볼리비아와 득점없이 비기면서 2무1패로 다음 대회를 기약해야 했다.

지난 98년 프랑스 대회에서 한국은 다시 한번 첫승과 16강 진출의 야망을 품었지만 이번에는 감독이 중도에 물러나는 최악의 홍역을 치렀다.

멕시코와의 첫 경기에서 하석주가 사상 처음으로 선제골을 넣었지만 곧바로 퇴장당하면서 상승 분위기에 스스로 찬물을 끼얹어 1대3으로 패한 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네덜란드에 0대5로 참패, 감독 경질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다달았다.

이후 한국은 마지막 벨기에전에서 투혼을 발휘했으나 1대1 무승부를 기록하고 또다시 16강 진출의 꿈을 접어야 했다./월드컵 특별취재반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