淸河
환경보전협회 경기도지회가 매년 주최하고 있는 환경동시 짓기대회에 나오는 작품들을 보면 우리의 환경오염 실태가 적나라하게 나타난다.
“우리 할머니 어렸을 때/시냇가에 흐르는 물/맑고 맑아/생수처럼 마셨대요//우리 아빠 어렸을 때/눈싸움 하다 목마르면/하얀 눈 한입 가득/꿀물처럼 먹었대요//우리 엄마 어렸을 때/아카시아 하얀 꽃/꽃잎 처럼 깨끗해/과자처럼 먹었대요//눈 감고 그려 보면/맑고 새하얀 깨끗한 세상/동화처럼 다가와요”
수원 화양초등학교 4학년 구혜정 어린이가 쓴 글이다. 갈수록 그리워지는 옛날 산천 풍경이다. 그러나 이렇게 ‘깨끗한 세상’은 지난 40여년 동안 개발이라는 미명과 급속한 도시화로 자연이 파괴되면서 오염이 됐다. 눈앞의 이익만을 위한 자연녹지 훼손으로 깨끗한 세상이 점점 더럽혀졌다. 그래서 ‘파란하늘 맑은 내 꿈’이라는 환경동시가 나온다.
“선생님은 거짓말쟁이인가 보다/하늘이 파란색이라고 하셨는데/내가 보기엔 회색으로만 보인다/공장에서 나오는/저연기 때문일까?//어른들은 파란하늘을 보고/꿈을 키우라고 하셨는데/파란 하늘을 볼 수 없으니/ 내 꿈은 어떻게 키워야 하는 걸까?”
용인 정평초등학교 3학년 조현일 어린이는 ‘선생님은 거짓말쟁이인가 보다’라고 어른들, 기성세대를 의심하고 있다.
어디 공장에서 나오는 연기 때문뿐인가. 하천과 강에는 각종 폐수가 흘러 들고 거리에는 자동차 매연 등으로 눈이 아플 지경이 되었다. 수원 명인초등학교 1학년 김태진 어린이는 ‘별’이라는 환경동시를 통해“우리 동네는/별이 왜 없을까?//시골 할머니댁에는/별이 많은데…//공기가 깨끗해져서//어디에서나/별을 봤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바라고 있다. 어린이가 쓴 글과 그림은 가식이 없다. 과장도 없다. 어린이들이
보고 느낀 대상이 사진처럼 사실대로 나타난다. 지지대란에 소개한 환경동시는 기성세대, 어른들을 부끄럽게 하고 있다. 오존층 파괴, 엘니뇨, 산성비, 지구온난화 등은 과학의 발달과 경제성장, 그리고 풍요로운 생활이라는 이름 아래 인류 스스로가 삶의 터전을 파괴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환경 재앙이다. 미래세대인 어린이들에게
아름다운 환경을 물려주는 일은 현대인들이 반드시 해야할 가장 막중한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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