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뚫리면 우승은 물론 야신상까지 놓친다.”한국의 철벽 수문장 이운재(29·수원 삼성)와 독일의 ‘고릴라’ 골키퍼 올리버 칸(33·바이에른 뮌헨)이 정상을 향한 길목에서 최고의 골키퍼에게 주어지는 ‘야신상’을 놓고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축구는 11명이 하는 게임이지만 실점의 마지막 책임자는 골키퍼의 몫.
더욱이 4강에서 맞붙는 한국과 독일의 경기에서 두팀의 골문을 지키는 이운재와 칸의 대결은 승패 못지 않게 누가 ‘최고의 거미손이냐’를 지켜보는 재미를 축구팬들에게 선사할 전망이다.
이운재는 5경기를 치르는 동안 10일 미국전과 18일 이탈리아전에서 각각 1실점, 실점률 0.4골을 기록중이고 칸은 17일 아일랜드전에서 1실점, 실점률 0.2골로 이번 월드컵에 출전한 골키퍼 중 가장 실점률이 낮다.
야신상을 놓고 경쟁을 벌이던 잉글랜드의 데이비드 시먼(실점률 0.6)이 팀의 탈락과 함께 경쟁 대상에서 멀어졌고, 남은 경쟁자는 4강에 진출한 브라질의 마르쿠스(0.8), 터키의 뤼슈틔 레치베르(0.6)로 압축됐다.
기록상으로만 본다면 칸이 1위, 이운재가 2위를 달리고 있지만 야신상의 향방은 팀의 성적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어 한국과 독일 중 누가 결승에 올라가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번 대회 직전까지도 팀 동료 김병지와 주전 경쟁을 벌였던 이운재는 경기를 거듭할 수록 안정된 플레이와 번뜩이는 반사신경으로 상대의 날카로운 슈팅을 막아냈고 22일 스페인전에서는 승부차기 승리의 주역이 됐다.
칸 또한 1:1의 실점기회를 여러차례 막아내며 역대 최약체라는 조롱을 받고 있는 독일팀을 4강으로 끌어올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5일 4강전에서 맞붙게 된 이운재와 칸의 움직임 하나 하나에 팀의 운명과 최고 골키퍼로서의 명예가 걸려 있다./월드컵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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