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첫승과 16강을 목표로 지난해 이방인 거스 히딩크 감독을 영입한 한국 축구는 숱한 시련과 역경을 딛고 월드컵 4강 신화를 창출하기에 이르렀다. 종전 5차례의 월드컵 본선에서 이루지 못한 숙제들을 한꺼번에 해결한 한국 축구의 변화된 모습을 3차례에 걸쳐 점검해본다. <편집자 주>편집자>
①압박축구
‘4강 신화를 이룬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앞세운 압박축구’
18개월동안 거스 히딩크 감독의 손을 거친 한국축구는 공격진영, 수비진영을 가리지 않고 상대 선수들을 강하게 압박할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는 ‘수비는 수비진영에서 수비수들이 하면 된다’는 잘못된 인식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것을 의미하며 월드컵 4강 신화의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
공격진영 오른쪽에서 볼을 빼앗기면 측면공격수와 오른쪽 미드필더, 중앙미드필더 등 3명이 모여들어 상대를 압박하고 중앙으로 연결됐을 경우에는 다시 수비형 미드필더와 공격형 미드필더, 그리고 측면공격수 1명이 그물망처럼 조여 들어간다.
아크 정면을 상대 플레이메이커가 치고 들어오면 중앙 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 여기에다 측면 미드필더가 가세해 상대 공격의 템포를 끊어 놓는다.
위치가 어디인지를 불문하고 볼을 가진 상대 선수를 포위하면서 원활한 공격을 막는 작업, 다시 말해 ‘압박’이 이제는 보편화됐다.
히딩크 감독이 부임했을 때만 해도 태극전사들의 움직임은 이렇지 않았다.
공격수들은 공격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듯 하프라인 아래로 잘 내려오지 않았고 오버래핑까지 곁들여지는 상대 공격을 막아야 하는 수비수들은 혼신의 힘을 다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토털사커’를 신봉하는 히딩크 감독은 수비수, 미드필더, 공격수의 역할간 ‘벽’을 없애는 데 온 힘을 쏟았다.
히딩크 감독은 압박축구의 기본인 체력을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 체력전담 트레이너를 별도로 두고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을 시작했다.
중간에 나자빠지는 선수도 있었지만 히딩크감독의 파워프로그램은 그칠 줄 몰랐고, 이로 인해 월드컵 본선 개막 1개월전에는 태극전사들의 체력은 유럽의 어느 선수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좋아졌다.
한국축구는 이제 세계최고 수준의 체력에 이르렀고 특유의 스피드를 접합시켜 강한 압박이 습관화됐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월드컵 4강신화를 이뤄 한국과 압박축구는 궁합이 맞다는 것도 증명됐다.
이 스타일을 어떻게 유지해 나가느냐는 이제 국내 축구인들의 몫으로 남았다./월드컵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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