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옥씨(38·수원시 장안구 파장동 212의5)는 수원 만석공원경로당의 전속 이·미용사다.
물론 무료봉사다. ‘가위사랑’을 베푼지 벌써 3년이 다 된다. 원래는 셋째주 화요일만 봉사하기로 했던 것이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정이 들다보니 날자가 따로 없다. 낯익은 노인들이 전화를 하면 마냥 달려간다.
때로는 못갈 때도 있긴 있다. 다른 곳에서도 봉사활동을 하기 때문이다. 음성꽃동네는 매월 한차례씩 나가 세탁 및 미용봉사를 한다. 비슷한 또래의 ‘타레모임’에서 갖는 독거노인 그리고 북수원교회 장애인교실 미용봉사에도 매월 한차례씩 나간다. 수족이 자유롭지 못한 동네 파장동의 독거장애인 5명에게는 한달에 두번씩 목욕을 시켜주기도 한다. 만석경로당 말고도 이런 봉사활동을 한지 모두 3년 반째다. 수원 무봉종합사회복지관서는 미용강사로 자원봉사하고 있다.
만석경로당에서다. 찌는듯한 무더위 속에 몇시간을 쉼없이 가위질한 그녀의 주변은 온통 흰 머리카락 투성이에 얼굴은 비지땀으로 범벅이 됐다. 누군가가 선풍기를 돌려주자 “저는 괜찮아요”하면서 다소곳이 사양하는 것이었다. 그저 봉사 자체를 즐겁게 아는 마음 같았다.
몇가지를 더 물어도 수줍은듯 미소만 짓던 그녀가 한 말은 “누구보다 이해하고 도와주는 남편이 고마워요…”하는 한마디 뿐이었다./이용성기자 leeys@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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