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동시

淸河

북한은 최고인민회의 제1기 4차 회의(1949·9·8)에서 1950년 9월1일부터 인민학교의 의무교육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실제 인민학교의 의무교육이 실시된 것은 1956년 부터이다. 인민학교는 남한의 초등학교에 해당한다. 1학년부터 4학년까지 6살에서 9살의 어린이가 다닌다.

레닌은 일찍이 “정치에서 분리된 교육은 무용하다”고 했다. 북한은 헌법 제43조에서 “국가는 사회주의 교육학의 원리를 구현하여 후대들을 사회와 인민을 위하여 투쟁하는 건결한 혁명가로 지·덕·체를 갖춘 공산주의적 새 인간으로 키운다 ”고 밝히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은 인민학교 국어 교육의 목적을 “우리말과 글을 통하여 학생들을 경애하는 수령님의 혁명사상, 주체사상으로 튼튼히 무장시키고 그들에게 혁명적 정서와 사고력을 키워 주고 우리말과 글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과 기능을 갖추어 줌으로써 그들을 자주성과 창조성, 의식성을 가진 공산주의 혁명 인재로 키우는데 있다 ”고 했다. 북한의 인민학교 1학년 국어교과서에 실린 동시들이 그 목적을 잘 말해 준다.

“아침해도 방긋웃던 따사론 봄날/대원수님은 사진을 찍어주셨죠/새 교복 곱게 입고 활짝 피여난/우리 모습 기념으로 찍어 주셨죠//”- (‘대원수님은 우리 사진 찍어주셨죠’부분. 1998년 인민학교 1학년 국어교과서 121쪽)

“우리들을 넓은 품에/안아주시는/김정일장군님은/우리 아버지//”- (‘충성동이 효성동이 될래요” 부분. 1998년 인민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 83쪽)

“대원수님 다녀가신/우리 마을 교시터/동글동글 조약돌/누가누가 닦았나//”- (‘누가누가 닦았나’ 부분. 1998년 인민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 51쪽)

1998년에 발행한 북한 교과서는 김일성 사후에 나온 교과서인데 여기에는 비전향 장기수로 남한에서 복역하다 북송된 이인모 노인을 다룬 ‘그 사랑을 노래해요’가 실려 있다. 남한의 교과서 동시는 자연친화와 어린이의 생활이 주제가 되고 있으나 북한의 교과서는 정치적 목적에 따라 만들어진다. 사상을 주입시키는 데는 어릴 때 각인되는 동시가 가장 좋은 형태의 글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남과 북은 초등학교 교육이념부터 다르다.아직도 이데올로기의 벽은 이렇게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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