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로 40주기
白山
마릴린 먼로와 소피아 로렌은 1960년 전후를 풍미했던 육체파 여배우다. 도발적인 섹스어필로 ‘세기의 연인’이라는 평가를 들었다. 먼로는 한국전쟁 때 방한, 미참전 군부대를 찾아 위문하기도 했다.
고아나 다름없이 어렵게 자라 모델을 거쳐 영화계에 데뷔했다. ‘신사는 금발을 좋아한다’ ‘뜨거운 것이 좋아’ ‘칠년만의 외출’등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누렸다. 의문의 죽음을 한 말년엔 케네디가(家)와 염문설이 파다했다.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숨진채 발견된 그녀는 전화기를 한 손에 쥐고 있었다. 다량의 수면제가 검출됐다. 미국 경찰은 자살로 결론 내렸다. 그러나 자살을 위장한 타살설이 무성하다가 미궁으로 빠졌다. 숨지기 전 누군가와 통화했을 가능성에 그가 누구인지도 미스터리로 넘어갔다.
먼로는 사후 역시 섹스 심벌의 여배우로 종종 회자되곤 하였다. 최근에는 독일에서 어느 시사 주간지가 그녀의 미공개 사진집을 출간해 화제를 모았다. 1985년에 사망한 어느 사진 작가의 자료 더미속에 묻힌 무명배우 시절의 흑백 사진이 대량 발견됐다는 것이다. 유품도 공개 입찰로 팔리는 판이니 미공개 사진은 더 말할 게 없다. 백치미 섞인 미소는 먼로의 상표다. 이런 뇌쇄적 20대 초반의 그녀 모습을 사후 40년만에 볼 수 있는 것은 호사가들의 입방아 감이 되기에 충분하다. 오늘은 그녀가 1962년에 의문사한지 꼭 40년이 되는 날이다.
이에 비해 소피아 로렌은 아들이 감독한 영화 ‘낯선 사람들’로 오는 29일 베니스 영화제에 참석한다. 영화 감독이 된 아들 에도아르도 폰티(29)는 남편의 나이가 스무두살이나 더 많은 전 영화 제작자 카를로 폰티 사이에서 태어났다. 로렌도 어느덧 이제 예순일곱살이다.
미인박명(美人薄命)이라고 했지만 먼로는 요절하고 로렌은 말년에 그녀의 통산 100번째 영화에 출연했다. 인생으로는 로렌이 훨씬 다복하다 할 것이다. 다만 먼로의 아까운 죽음을 위안삼아 말하여 살아 있으면 일흔네살이 됐을 할머니인데도, 세인은 아직도 요절한 당시의 설흔네살로도 믿기 어려운 ‘쭉쭉빵빵’으로 기억하고 있는 점이라 할까.
그나저나 절세 가인도 늙고 죽고한다. 세월 앞에는 그 누구도 당할 수 없는 것이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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