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총리 재산

淸河

캐나다 장 크레티앵 총리는 19남매 중 18번째로 태어났다. 선천적으로 한 쪽 귀가 멀고 입이 비뚤어진 장애를 갖고 있다. 말이 어눌한 크레티앵의 장애는 정적과 언론에 의해 악의적인 풍자 대상이 되었다. 한 국가를 대표하는 총리에게 언어장애가 있다는 것은 치명적인 결점이라는 비난도 들었다. 하지만 어눌하면서도 단호한 크레티앵은 “나는 말은 잘 못하지만 거짓말은 안합니다”라고 말해 논란을 한번에 잠재웠다. 크레티앵이 1993년부터 지금까지 총리를 세번재 연임한 데는 어떤 경우에도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는 ‘신뢰’가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독일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 가족이 검소하고 청빈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슈리터 총리 가족이 사는 작은 아파트는 월세가 67만원으로 침실, 욕실, 거실, 주방이 하나씩 밖에 없다는 것이다. 슈뢰더는 주말에는 운전사가 딸린 관용차 대신 자가용 소형차 폴크스바겐골프를 직접 몰로 다니며, 부인도 직접 장보고 요리하며 청소한다고 한다.

( )는 한국의 환희는 60년대 가까이 관직에 있었다. 대사헌, 이조, 병조, 예조판서, 우의정·좌의정에 영의정을 18년간 역임했다. 요즘으로 치면 장관과 부총리를 두루 거치고 국무총리를 18년간이나 역임한 것이다. 그러나 그의 허름한 집은 비(雨)까지 샜다고 한다.

김대중 대통령이 지난 9일 장대환 매일경제사장을 국무총리 서리로 임명했다. 총리 서리제도가 위헌이라고 그토록 말이 많은데도 ‘아니다’라고 김 대통령은 판단한 모양이다. 그런데 장대환총리 서리가 13라 국회에 제출한 총리임명동의안 관련서류를 보면 재산 총액이 56억4천700만원이라고 한다. 대통령을 포함해 현 국무위원 중에서 가장 많은 액수여서 화제 또는 구설수에 올랐다. 돈 없는 것이 죄인취급 당하는 요즘세상인데 돈 많은 것은 죄가 될리는 없다. 26,27일 열리는 인사청문회에서 장대환 서리가 가결될런지 부결될런지는 모르지만 아무리 부유한 가정이라고는 하지만 재산 형성 과정이 석연치는 못하다. 민주당이 지금은 여당도 아닌데, 그렇다고 한나라당이 여당도 아닌데 김대중 대통령이 임명한 국무총리 서리가 어떻게 평가를 받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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