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 갯벌을 살리자

영종도 갯벌이 나날이 죽어가고 있어 큰일났다.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및 서해안고속도로 개통 등으로 서해안 갯벌을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면서부터다. 사람들이 또 자연을 망치고 있는 것이다. 세계 5대 갯벌의 하나인 인천 앞바다의 갯벌을 세계적인 명소로 만들겠다던 인천시의 갯벌 보존정책은 말뿐인 모양이다.

240㏊에 달하는 영종도 인천공항 남쪽 용유도의 경우 최근 하루 평균 방문객수가 5천명을 넘어서고 조개구이집 등이 난립하면서 일대가 쓰레기 투기 및 폐수 유입장으로 변하고 있는 중이다. 보통 심각한 상황이 아니다.

특히 갯벌체험장으로 유명한 용유도 덕교어촌계 갯벌은 수심이 얕고 경사가 완만해 동죽, 백합, 맛조개 등 조개류의 천연 산란장이었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방문객들에 의한 무분별한 조개 채취 등으로 자원이 고갈된 실정이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어민 한 사람이 하루 평균 30∼40㎏의 조개를 잡았으나 지금은 하루 3㎏도 채취하지 못한다니 갯벌이 얼마나 황폐됐는지 짐작이 간다.

갯벌이 육지 오염물질을 정화해 준다는 것은 오래 전에 알려진 사실이다. 갯벌은 각종 어·패류 등 바다 동·식물의 서식지이기도 하지만 중요한 관광자원으로 농경지에 비해 최소 10배 이상의 경제적 가치가 있다. 그러나 인천공항 건설과 송도 신도시 개발 등으로 인해 이미 수천만평의 인천 갯벌이 사라졌다.

더구나 인천 앞바다 갯벌의 매립은 최근 갯벌 보전을 위한 시민헌장까지 제정한 인천시의 갯벌보전 의지를 무색케 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이제까지 인천시민이 갯벌 황폐화에 앞장섰다는 말인지 이해를 할 수 없다.

갯벌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갯벌보전 시민헌장 같은 선언적이고 한시적인 보전대책은 구호에 지나지 않는다.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관리차원의 보존대책이 필요하다. 지금이라도 남아 있는 갯벌을 보전하기 위해서는 갯벌의 국립공원 지정과 갯벌 휴식년제와 같은 제도 도입이 필요하다. 어촌계에 갯벌관리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적절하다고 본다. 방문객들의 무분별한 패류채취와 쓰레기 투기 등은 갯벌을 죽이는 생태계 파괴 행위다. 인천시의 영종도 갯벌 살리기 대책 마련을 촉구해 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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