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도내 곳곳에 조성한 조각공원이 부실 관리로 크게 훼손되고 있다는 본보의 보도(8월27일자 19면)가 있은 후 각종 문화사업 및 인프라 구축사업에 대한 신중론이 나오고 문화시설 관리가 강화되고 있는 것은 주목할만한 일이다.
보도에 따르면 도가 지난 2000년부터 30여억원을 들여 조성한 광주의 도자기엑스포 조각공원과 스페인 조각공원, 여주 명성황후 생가 조각공원, 수원 월드컵 조각공원 등의 200여점 작품들이 관리부재로 흉물 덩어리로 전락했다니 있을 수 없는 노릇이다.
작품들 표면의 페인트가 벗겨져 부식됐거나 낙서, 오물 등으로 심하게 훼손돼 작품 원형의 의미가 상실된 것은 물론 비가 오면 녹물이 떨어져 주변을 오염시킨다는 것이다.
작품 설명 명패가 아예 없거나 뽑혀져 파손됐고 무성한 잡초와 거미줄이 조각품들을 뒤덮고 있다고 한다. 공사 후 버려진 쇠파이프, 철근, 골재, 깨진 술병 등이 흩어져 있어 마치 고철덩이 집합소처럼 됐다는 것이다. 조각작품을 훼손하는 관람객들의 형편없는 문화수준도 문제지만 그렇다고 예산 및 인력부족 타령만 하는 해당 자치단체들은 더욱 한심하다. 명성황후 생가 조각공원의 경우 52점의 조각품 중 일부를 인근의 신륵사나 다른 관광지로 이전하겠다는 것 역시 그 발상자체가 주먹구구식이 아닐 수 없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문화관련 사업들이 민선3기에 접어들면서 잠정 중단되거나 검토중이라는 점이다. 전시적 효과만을 노리는 사업은 물론 재고해야 되겠지만 그러나 ‘경기도의 정체성을 찾는다’며 41억원의 예산을 투입,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효박물관 ’은 계속사업으로 기일이 늦어지더라도 반드시 건립돼야 한다.
경기문화재단에 따르면 화성시 태안읍 송산리 용주사 부근에 건립예정인 효박물관을 유물전시관과 서당으로 구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실체가 없는 정신문화인 ‘효’를 테마로 어떻게 박물관을 짓느냐는 회의론이 있지만 효심·효도·효행 상징물 제작, 서적 등 각종 자료를 갖춰 보다 다양하게 꾸민다면 가능하다고 본다.
신중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문화사업이 위축돼서는 안된다. 경기도의 문화사업들이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재조사와 분석을 거쳐 활력을 되찾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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