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맘 서종훈 개인展/경기문화재단 전시실

“언제나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과 같은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물의 작가로 알려진 물맘 서종훈(42·여주군 북내면 서원리)의 개인전이 ‘원(願)-그 울림전’을 제목으로 2일부터 8일까지 경기문화재단 2층 전시실에서 열린다.

물맘은 ‘남한강 사람들’ ‘물축제’ ‘평택 무봉예술제’ 등에서 인간의 환경파괴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경고 메시지를 전달한 바 있다.

이번 전시에는 ‘고향의 언덕’ ‘꿈’ ‘미류나무 꼭대기에’ ‘그리움’ ‘세월’ ‘고독’ ‘새벽’ 등 우리 사회에 대한 물맘의 염원을 담은 ‘원’연작 소품 설치 50여점이 선보여지고 있다.

특히 그의 작품에는 한결같이 기러기 모양을 하고 하늘을 향해 우뚝 솟은 금속성 솟대가 설치돼 눈길을 끈다.

‘솟대’는 옛 조상들이 장대 끝에 매달아 마을 어귀에 세웠던 민간신앙의 상징물로 하늘에 염원을 담아 보내는 도구로 사용됐었다.

물맘은 이 솟대를 통해 지구의 무사안녕과 모든 인간들의 평안을 기원하는 ‘원’을 담고 있다.

“수해와 가뭄 등 오늘날 자연재해는 결코 우연히 발생하는 재앙이 아닙니다.” 물맘은 개발이란 명목으로 환경을 파괴하는 인간에게 자신의 작품이 무서운 경고의 메시지로 전달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와함께 물맘의 솟대에는 남북통일을 기원하는 우리민족 전체의 ‘원’도 엿보인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그는 어머니를 하늘나라로 보내야하는 슬픔을 겪었다. 그래서인지 그의 솟대에선 마치 하늘나라에 계신 어머니와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누는 듯 진한 그리움이 묻어난다.

“물에 물탄 듯 술에 술탄 듯 살고 싶다”는 우유부단한 삶의 방식을 택한 물맘이지만 그의 작품에선 온 세상의 모든 것을 포용하는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고영규기자 ygko@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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