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의 얼굴/김형주,이은희 역시 ’황금커플’

매트 위에서 피어난 핑크빛 사랑이 동반 금메달로 열매를 맺었다.결혼을 약속한 ‘유도커플’ 김형주(27·마사회)와 이은희(24·성동구청)가 2일 벌어진 경기에서 나란히 금메달을 목에 걸은 후 감격적인 포옹 대신 손을 꼭 잡는 것으로 우승 축하표현을 대신.

그동안 동료들의 눈을 피해 데이트했지만 나란히 체급 정상에 오른 뒤에야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당당하게 연인임을 선언한 둘의 첫 만남은 지난 98년 월드컵 단체전 남녀 대표선수로 발탁돼 나란히 태릉선수촌에 입촌하면서 싹트기 시작.

같은 체육관에서 땀을 흘리며 서로 첫 눈에 반한 이들은 힘들때면 서로를 격려하고 훈련에 대한 조언도 해주며 사랑의 싹을 키웠으나 이성간 교제가 운동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위의 부정적인 시각을 걱정해 교제사실을 가까운 친구에게조차 비밀로 했고 서로 최고의 자리에오른 후 연인임을 떳떳하게 공개하기로 약속.

김형주가 슬럼프에 빠져 운동을 그만두고 무작정 고향인 전북 군산으로 내려갔을 때는 둘 사이가 금이 갈 뻔하기도.

하지만 용기를 북돋워준 이은희의 격려 덕에 김형주는 1년만에 재기할 수 있었고 지난 해 1월 마사회에 입단한 뒤 그 해 세계선수권 동메달과 올 해 헝가리오픈 우승에 이어 가장 치열했던 66㎏급에서 아시안게임행 티켓까지 획득.

이은희 역시 57㎏급에서 52㎏급으로 한 체급을 내린 후 날개를 달아 지난 해 동아시아대회 동메달과 그해 코리아오픈 우승, 올 해 헝가리오픈 우승을 일궈내 태극마크를 단 늦깎이.

이날 경기 직전 서로의 선전을 당부했던 사랑의 힘이 그렇게도 원했던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꿈을 실현시키는 견인차가 됐던 것.

금메달을 목에 건 김-이 커플은 “서로의 격려가 오늘 우승의 밑거름이 됐다”고 한 목소리를 낸 뒤 내년 세계선수권과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낸 후 웨딩마치를 울리겠다고 당당히 결혼계획을 설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