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차교육과정 취지 무색하다

고교 1학년생들이 7차교육과정에 따라 내년부터 교과목을 선택하도록 돼 있으나 학교마다 교사수급 어려움과 과목 편중 등을 우려해 학생들의 선택폭을 크게 축소한 것으로 드러나 7차교육과정 취지가 무색하게 됐다.

더욱이 교육인적자원부의 지침에 따라 학교마다 학생들이 일부 과목을 선택하도록 했지만 수업시수가 적은 교사의 전공과 관련된 과목만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과목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도교육청과 일선 학교에 따르면 7차교육과정에 따라 현재 고고 1학생은 올해까지 10개 과목으로 구성된 국민공통기본교과를 배우고, 내년부터는 선택과목을 배우도록 돼 있다.

이에따라 고교마다 내년도 교육과정을 편성하면서 학생들의 과목 편중에 따른 교사수급 불균형을 우려해 기존 교사들의 교과목을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편성하고 있다.

최근 도교육청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도내 190개 인문고교의 85.3%가 28단위에서 48단위를 신청해 교육인적자원부의 지침인 2∼3학년이 이수해야 할 136단위의 20%인 28단위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8단위를 과목별로 배정하면 학생이 선택한 과목은 전체 12∼13개 과목 중 2∼3개에 불과하다.

또 선택과목도 학생이 자유롭게 과목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도교육청과 학교지정과목에 해당하지 않은 교사의 전공과목 중에서 선택하도록 제한돼 있다.

내년도에 신청한 외국어 과목의 교과서 분포를 보면 일어가 전체의 66.9%, 중국어 16.2%, 독일어 9.2%, 프랑스어 6.3% 등으로 선택과목 자체가 교사의 분포와 거의 일치하고 있다.

수원 S고교 관계자는 “학생 선택과목은 교실 이동 등 복잡한 문제가 발생, 현재의 체계로는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라며 “교사수가 획기적으로 늘어나지 않는 한 학생선택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담당자는 “순회교사, 계약제교사 등이 적어 학생 선택이 높을 수는 없지만 교육부 지침보다는 단위수가 높다”고 말했다.

/최종식기자 jschoi@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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