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문제로 심각한 내홍을 겪고있는 경기도립극단(예술감독 문석봉)이 43번째 정기공연으로‘첫눈 나리던 날’을 11일부터 15일까지 경기도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 무대에 올린다.
이번 공연은 도립극단 단원 대다수가 노동조합에 가입, 최근 단원의 소수 정예화 문제로 도문예회관 측과 대립하면서 연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정기공연 여부가 불투명했던 작품.최근까지 개인 연습으로 일관해 오던 극단은 지난 11월 30일부터 정상적인 연습에 참여하고 있으나 연습 부족 등으로 극의 완성도가 떨어질 것이란 우려를 낳고있다.
어쨋든 우여곡절 끝에 무대에 올려지게 된 ‘첫눈 나리던 날’은 재개발로 어수선한 경기도 소도시의 변두리 마을이 배경. 산업화, 자본주의화 과정속에서 시대와 사회변화에 의연하게 대처하며 꿋꿋하게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일상생활을 그렸다.
영화감독을 꿈꾸는 초등생 순희와 약간 모자라는 듯한 칠득이, 슈퍼집 아들 영식이, 가짜 여대생 지선, 의처증 남편 때문에 고생하는 하경 등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주요 인물이다.
철거반과 마을 사람들간의 실랑이로 다소 심상치 않게 시작되는 이 작품은 마을에 살고있는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를 옴니버스와 교차 구조로 전개한다. 등장인물들 간의 갈등이 작품의 큰 골격을 이루지만 그 갈등의 이면에는 거센 사회적 변화에 정면 충돌하는 소시민들의 일상이 묻어난다.
문석봉 예술감독은 이번 작품의 연출방향을 리얼리즘에 맞췄다.개연성 높은 에피소드를 극화해 보여줌으로써 궁극적으로 우리의 지나온 세월을 반추하고 성찰의 기회로 삼아보자는 것이다. 감독은 스피드감있게 극을 풀어가는 한편 극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의상과 소품,음악 등 여러 연극적 장치들을 도입한다.
문감독은 “이번 작품이 청소년들에게는 고단했던 앞세대들의 삶의 노고와 지혜를 체감케하고 장년들에게는 아련한 추억을 상기시키는 ‘한폭의 수채화’ 혹은 ‘어른 동화’같은 작품으로 느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극의 대본은 극단 예성동인 상임작가 겸 연출 등으로 활동하는 김현묵이 맡았다. 그는 작품 곳곳에서 소시민들과 그들의 소박한 꿈이야말로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근간이라고 역설한다.
주인공 순희와 칠득이 역은 박선영과 안혁모가,영식역은 김길찬이, 박씨역은 임찬호가 맡았다.
공연 시간은 수·목요일 오후 7시, 금·토요일 오후 2시와 6시, 일요일 오후 3시 등이다.문의 230-3242~7
/강병호 bhkang@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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