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경기/월요이슈-고양 백마사격장 이전

사격장 이전을 강행해야 하나. 아니면 택지개발계획을 백지화해야 하나. 고양시가 일산 탄현동 일단의 주택지조성사업지구(이하 탄현동 지구)내 위치한 백마사격장 이전여부를 놓고 부심하고 있다. 이전하자니 후보지 인근 주민들이 소음피해 등을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고 백지화하자니 행정에 대한 신뢰도 추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문제의 발단과 해결방안은 무엇인지 조명한다.

/편집자주

◇문제의 발단

시는 지난 99년 2월 파주시와 접경을 이루고 있는 일산구 탄현동 산 1의13 일대 5만9천300평을 준농림에서 일반주거지역으로 변경했다.

개발압력이 높아 그냥 둘 경우 건설업체들에 의해 나홀로 아파트가 들어서는 등 난개발이 우려된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사업추진 방식은 민간개발방식으로 2천489가구를 입주시키되 공공기반시설 분담금은 사업시행자가 부담하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관할 백마부대의 아파트 건설 반대로 3년째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사격장이 사업지구와 인접해 고층 아파트가 들어설 경우 소음 등에 의한 민원이 발생하고 군사훈련이 일반에 노출된다며 부대측이 동의해주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00년 5월 S건업이 삼성중공업과 함께 840가구 규모의 탄현삼성주택조합을 구성, 분양했으나 많게는 4천여만원씩 중도금을 납부하고도 군부대 반대로 아파트 신축을 포기해 막대한 피해를 입었었다.

◇현 상황

이에 따라 시는 사격장 이전비용 400억원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택지개발권을 대한주택공사(이하 주공)에 넘겨 주고 지난 2000년 10월부터 인근 고봉산 북쪽 산자락 영점사격장으로 은밀히 이전을 추진했다.

그러나 500여m 거리에 위치한 반대편 중산마을 주민들이 강력히 반발, 지난 6월 백지화됐으며 7월 강현석 현 시장 취임 후 신병교육대 사격장이 위치한 문봉동 30 일대 현달산으로 이전하기 위해 군부대와 재협의를 해왔다.

문봉동 산 30 일대는 6만평으로 신병교육대에서 대상지까지 도보 이동이 가능하고 시가지를 통과하지 않고 병력이동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특히 후보지를 기존사격장, 훈련장, 군부대 등이 둘러싸고 있고 외곽은 현달산 능선이 높게 형성돼 시와 시의회 모두 최적지로 꼽고 있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인근 문봉동, 성석동, 식사동 주민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지금도 주변 일대가 군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재산권 행사에 지장이 많은데 유서 깊은 산에 사격장이 들어서면 건축행위 제한 등이 더 심해지는 게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해법

일각에선 백마사격장을 현 위치에 그냥 놔두고 탄현동지구 개발계획을 철회하는 게 어떠냐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군부대와 협의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가 탄현동을 무작정 개발예정지로 지정해 군부대 전투력만 약화시키는 등의 잘못된 선례를 다시는 없도록 하자는 의견이다.

백마사격장과 직선 1∼2㎞ 거리에 위치한 탄현과 중산마을 주민들의 불만도 대단한 상황이다. 주야를 불문하고 들려오는 사격소음으로 인근 호곡중학교와 일산동고, 호곡초교, 일산장애인직업학교 등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고 여름철에 창문을 열기가 곤란할 정도로 소음이 커 사격장 이전 압력이 거세긴 마찬가지다.

시 역시 도시계획 행정이 뒤로 갈 수는 없다며 사격장을 이전해서라도 택지개발을 꼭 해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사격장 이전이 꼭 필요하다면 현달산 인근 주민들의 재산권이 침해받지 않토록 고도제한 등의 건축행위 제한을 오히려 완화해주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

현달산 인근은 전체 면적의 90%가 군사보호구역에 묶여 지난 수십년간 재산권 행사 및 건축행위 제한을 받아왔다. 주민들은 또 다시 군사시설이 마을 앞 명산에 들어와 규제가 더 심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고양=한상봉기자 sbhan@kgib.co.kr

백마1:탄현동 지구 백마사격장 앞에서 바라본 탄현동 경성 큰마을 전경.

백마2:최초 이전 후보지였던 고봉산 북쪽 기슭 영점사격장.

백마3:문봉동 주민들은 사격장이 이전해 올 경우 건축행위 제한 등 규제가 더 강해질 것을 우려해 결사 반대하고 있다.

백마4:문봉동에서 바라본 현달산 사격장 이전 후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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