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노숙자 쉼터’ 결국 폐쇄

안산시가 민간에 위탁해 운영해온 노숙자 쉼터가 인근 주민들의 반대로 이전장소를 마련하지 못해 폐쇄된다.

12일 시에 따르면 IMF한파를 계기로 급증한 노숙자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지난 98년 9월 J교회와 위탁계약을 맺고 본오동 I경로당에 노숙자 쉼터를 마련, 운영해왔다.

쉼터는 안산지역은 물론 인근 지역 노숙자 30여명을 수용, 잠자리와 식사 등을 제공해왔다.

그러나 쉼터 인근 주민들은 노숙자들의 집단 거주로 동네 이미지가 실추되고 절도 등 범죄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이전을 요구, 시는 지난해 11월 고잔신도시 청소년시설부지에 가건물을 지어 쉼터를 이전했다.

시는 인근 지역 주민들이 또 이전 및 폐쇄를 요구하자 대부도에 노인정을 신축, 2층에 쉼터를 마련할 계획이었으나 역시 반대여론에 부딪히자 이전계획을 백지화한 뒤 쉼터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10여명이 생활하는 노숙자 쉼터는 오는 15일까지만 운영되며 이후 교회측이 독자적으로 노숙자를 보호하게 된다.

그러나 연간 4천만∼5천만원이 지원됐던 쉼터 예산지원이 중단될 경우 교회측도 심각한 운영난에 봉착, 자칫 노숙자들이 또다시 길거리로 내몰릴 것으로 우려된다.

사회복지단체 관계자들은 “노숙자 쉼터는 운영비를 정부가 지원하기 때문에 시는 거주시설만 제공하면 되는데도 폐쇄 결정을 내린 건 노숙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노숙자 쉼터를 인근 주민들이 혐오시설로 보고 이전을 강력히 요구한데다 마땅한 장소를 마련하지 못해 폐쇄하게 됐다”고 말했다.

/안산=최현식기자 choihs@kgib.co.kr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