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토리회 창단공연 '온돌야화'

성영화에서처럼 변사(내레이터)가 극의 진행을 맡는 음악극 형태인 ‘온돌야화’(溫突夜話)가 경기토리회(회장 최은호)의 창단 공연작품으로 23일 오후 7시 경기도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무대에 올려진다.

경기토리회는 경기지역의 잊혀져가는 토속 민요를 발굴, 재현하고 경기소리 저변확대를 위해 경기도립국악단 민요팀 부수석인 최은호씨를 중심으로 최근순, 박종국 등 전문 소리꾼과 순수 애호가 20여명이 모여 지난해 7월 창단했다.

‘토리’란 순수 우리말로 한 지역의 음악적 특징을 통칭하는데, 경기도 토리는 음색이 부드럽고 유장하고 서정적이며 맑고 깨끗하고 경쾌한 느낌을 준다.

최은호 회장은 “경기소리에 대한 깊은 애정과 관심을 갖고있는 사람들이 경기토리의 맥을 지키며 전승·발전에 한몫하기 위해모였다”면서 “첫 작품으로 유성기가 들려주는 따뜻한 옛이야기 ‘온돌야화’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창단 후 1년 넘게 준비해 무대에 올리는 ‘온돌야화’는 단순하게 음악을 나열해 들려주는 방식에서 과감히 탈피,음악극 형식을 도입한데다 1920~45년 사이에 발매돼 유성기 음반에 실린 경기민요풍의 노래 6곡을 발굴 재현해 주목을 끌고 있다.

온돌야화는 지난 60~70년대 가수 김세레나가 불러서 널리 알려진 ‘갑돌이와 갑순이’의 원곡.

음악과 가사내용, 느낌까지를 관객에게 직접 전달하는 이 작품은 갑순이라는 한 여인이 자신을 꼭 닮은 손녀에게 첫 사랑 이야기를 들려주는 줄거리에다 변사가 극의 전체 진행을 맡아 한편의 무성영화를 보듯 아련한 옛 추억에 빠져들게 한다.

경기토리회가 유성기에서 발굴,재현하는 경기민요풍의 노래로는 ‘온돌야화’(김다인 작사,전기현 작곡, 이영한 ·함석초 노래, 리갈레코드), ‘노들강변’(신불출 작사, 문호월 작곡,박부용 노래, 오케 레코드),‘처녀총각’(범오 작사, 김준영 작곡, 강홍식 노래, 콜롬비아 ),‘덩더쿵 타령’(김영파 작사, 전기현 작곡, 이은파 노래, 태평레코드),‘꽁꽁타령’(유영일 작사, 김형원 작곡,고일심 노래, 콜롬비아),‘연지찍고 곤지찍고’(박영호 작사, 전기현 작곡, 박정림 노래, 태평레코드) 등 6곡이다.

재현된 6곡의 노래는 요즘의 기교적인 소리에 비해 담백하고 품격이 있는데다 부드럽고 서정적이어서 듣는 이들로 색다른 감돋을 전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경기토리회 최은호 회장은 “이번 공연은 유성기에 수록됐던 옛노래를 발굴해 새로운 민요를 탄생시켰다는 점에서 학술사적 가치도 높다”고 말했다.

/고종만기자 kim@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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