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예술혼이 살아 숨쉬는 드라마틱 발레의 최고봉, 혁신적인 발레예술의 비전을 제시한 에이프만의 발레단이 의정부에서 그들만의 예술세계를 유감없이 펼쳐보인다.
17일 오후 7시30분 의정부 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열리는 보리스 에이프만의‘러시안 햄릿’이 그것.
올해 창단 25주년을 맞은 보리스 에이프만 발레단은 세계 각국에서 성공신화를 이루어가고 있는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발레단.
이번 공연에서 펼쳐 보일 ‘러시안 햄릿’은 18세기 중엽 러시아를 유럽 왕실의 세력에 맞서 정치적 강국으로 키우고 문화와 경제를 찬란히 꽃피우도록 했던 예카테리나 2세와 그의 불행한 아들 파벨에 관한 이야기. 어두운 황실의 피비린내 나는 암투와 황태자 파벨을 둘러싼 음모와 간계 속에서 조금씩 파멸해 가는 인간의 처절한‘고독’이 잘 표현돼 있다.
작품의 소재가 황실의 역사인 만큼 무대는 어느때 보다 화려하다. 전면 배경에는 절대 왕권의 상징이자 러시아 역사상 가장 화려하고 융성했던 예카테리나 치세를 역사적으로 표현해낸 거대한 황금빛 태양이 설치된다. 이 아름답고 화려한 배경에서 인간의 고독과 어두운 역사가 펼쳐진다.
이 작품은 21세기 무용계를 이끌고 있는 보리스 에이프만의 ‘존재에 관한 진지한 물음’을 총 2막에 걸쳐 표현해 낸다.
왕자 파벨이 아버지의 살해현장을 본의 아니게 목격하게 되는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1막에서는 파벨의 어머니인 예카테리나 대제가 아들에게 왕권을 포기하게 하려고 결혼을 시키지만 왕자비는 남편에게 왕권을 쟁취할 것을 강요하는 권력의 암투를 보여준다.
2막에서는 왕권을 둘러싼 어머니와 아들의 미묘한 번민과 외로움,인간의 갈등이 잘 표현돼 있다.(02)552-7251~2
/강병호기자 bhkang@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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