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대한민국의 제16대 대통령을 뽑는 날이다. 7명의 후보들은 선거운동기간중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또 텔레비전 방송, 신문광고 등을 통하여 국민을 잘 살게 하고 대한민국을 부강한 국가로 만들겠다고 수많은 공약을 쏟아냈다. 국민을 편안하게 모시겠다는데야 마다할 사람 없으나 정치권이 보여준 상대방 흑색·비방선전은 과거의 대선보다 더욱 심해 실망이 컸다. 이렇게 막말을 서슴지 않은 사람들이 대통령이 되고 집권세력에 참여하면 과연 어떨까 하는 우려가 자심하지만, 어쨌든 평가는 유권자의 몫이다. 고로 비록 하루이긴 하지만 오늘은 유권자의 힘이 가장 막강한 날이다. 정치권을 비판하면서 투표장에 가지 않는다면 주권을 포기하는 것이다. 기권도 자유라고 하지만 그게 아니다.
한가지 반가운 현상은 ‘투표에 참여하자’는 운동이 온·오프라인을 통해 전방위적으로 펼쳐진 사실이다.시민·학생·업체에 이르기까지 이번처럼 자발적으로 대대적인 선거참여 캠페인을 벌인 것은 전례없는 일이다. 학생 단체들은 대학내 부재자 투표소 설치운동의 후속으로 귀향투표운동에도 나서 전세귀향버스까지 준비했다는 소식이다. 또 200만여명으로 추산되는 건설 일용직·영세 중소기업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들이 “우리도 투표할 시간을 달라”고 요구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설 일용직이나 영세 중소기업 노동자, 선거당일 대목을 맞이하는 백화점, 놀이공원 등 종사자들의 경우, 심지어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기업주가 경쟁후보 지지성향이 강한 직원들은 투표를 못하도록 대선일에도 새벽 출근할 것을 지시한 사례도 적지 않다고 한다.
더욱 안타까운 일은 120만여명 장애인 유권자들을 위한 투표장 편의시설이 아직도 크게 부족한 점이다. 선거를 한 두번 치르는 일도 아닌데 장애인 유권자들을 여전히 불편케함은 후진국임을 자인하는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내 마음대로 대통령을 뽑는 날이다. 모든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하여 진정한 정치인과 옥석을 구별해야 한다.
/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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